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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저의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래전 누군가로부터 너 하면 방황의 아이콘이란 말이 떠오른다는 말을 들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가 진심으로 몰두하고 싶은 일을 찾아 헤매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그 방황은 아주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몇 가지 새로운 일들에 도전했는데, 지금에 와 생각해보면 저는 꽤 무모했고 꽤 용감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끝에 만나게 된 것이 소설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설레고 즐겁기만 한 일이었지만 당선작들을 읽어 보았을 때 좌절이 시작되고야 말았습니다. 특히 단편소설은 어떤 단단한 문학의 향기가 느껴지는 글들이었고 그래서 계속해 볼 용기를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에 고민한 날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한동안 소설을 한 자도 쓰지 못한 채로 지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저는 다시 소설을 쓰고 있었습니다. 소설의 자장은 스스로를 무던히 다독여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했으니까요.
사실 부끄럽지만 최근에도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제게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소설의 자장이 느껴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당선 전화였습니다. 그저 멍해졌고, 그다음에 눈물이 났습니다.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걱정과 안타까움, 때로는 기쁨으로 지켜봐 주시는 엄마와 가족들, 그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늘 함께해 주시는 아빠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가르침을 주신 고마운 분들이 계십니다. 강태식 선생님, 하성란 선생님, 강영숙 선생님, 김현영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대해 전화상으로 친절하게 대답해주신 국립국어원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겠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힘든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갈 수 있길 기도합니다.
소설 부문 당선자 김단비 씨 △1978년생 △서울 거주 △2001년 국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현 ‘사이언스 타임즈’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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