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숫돌을 읽다- 허정진
- 기사입력 : 2021-01-04 08:52:03
- Tweet
고향 집 우물가에 등 굽은 검은 숫돌
지문이 없어지듯 닳고 닳은 오목가슴
그리움 피고 지는 듯 마른버짐 돋는다
대장간 불내 나는 조선낫 집어 들고
제 몸을 깎여가며 시퍼런 날 세우면
뽀얗게 쌀뜨물일 듯 삭여가는 등뼈들
새벽녘 고요 깨고 쓱싹대는 숫돌 소리
가만한 한숨처럼 은결든 울음처럼
짐 진 삶 견디어내는 낮고 느린 수리성
묵직한 중량감 든든한 무게중심
자식들 앞날 위해 새우잠 참아내며
평생을 여백으로 산 아버지를 읽는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를 만나다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소감] 설레는 마음으로 시조 텃밭 일굴 것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냄비의 귀- 장이소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심사평] 숫돌서 읽어낸 아버지의 삶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심사평] 고른 호흡·어휘 선택 돋보여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소감] 참된 마음으로 오래 쓰겠다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심사평] 현대인의 소외와 고립감 잘 표현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하루에 두 시간만- 김단비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소감] 나를 다독이는 ‘소설의 자장’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소감] 이제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고주박이- 김순경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심사평] ‘전자파 세상’ 실감있게 그려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소감] 산타 할아버지가 보낸 ‘깜짝 선물’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심사평] 따뜻한 동심의 시선이 빚어낸 감동
-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내 이름은 구름이- 남경희
- [알림] 2021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