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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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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한국재료연구원의 툰베리에 대한 화답- 이정환(한국재료연구원장)

  • 기사입력 : 2021-01-10 19: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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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레타 툰베리라는 당찬 스웨덴 소녀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잡지인 ‘타임즈’가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한 그녀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환경운동가라는 거창한 직함을 달고 있다. 이유는 그녀가 8살인 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교에서 기후변화에 대해 배우게 된 툰베리는 기후변화로 인해 살 곳을 잃은 북극곰을 보고 가슴 아파했다. 그리고 2018년 매주 금요일마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시작했는데, 그녀의 호소에 감화된 많은 학생들이 이내 그녀의 시위에 동참하게 된다. 이러한 그녀의 노력은 같은 해 12월 폴란드에서 열린 제24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2019년 미국 뉴욕의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태양광 요트로 대서양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비록 어리고 작지만 커다란 행동을 보여준 그녀의 노력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그녀의 말대로 환경오염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엄청난 속도로 지구 멸망을 향해 달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인지하느냐 못하느냐에 대한 문제는 생각 외로 중요하다. 평범한 이들에게는 당장의 생계가 더 중요한 문제이지, 향후 지구가 어떻게 되느냐는 자신의 생존을 좌우하는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아서이다. 기후변화를 막겠다는 생각으로 가족의 생계를 유지시켜주는 디젤 자동차나 오토바이 등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자전거를 구입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바로 이러한 사람들의 시각부터 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책임과 의무가 한국재료연구원과 같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짊어져야 할 사회 변화를 향한 주도적 역할이라 할 것이다.

    지난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은 인류 생존과 미래의 사활이 걸린 과제”라고 말하며, “인류는 앞으로 30년, 화석연료에서 그린에너지 문명으로 바꾸는 문명사적 대전환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재료연구원 또한 이러한 정부의 정책과 뜻을 함께해 ‘탄소중립’을 2021년 중요한 연구 테마로 선정했다. 이는 ‘탄소중립’이 단순히 유행을 좇는 연구가 아니라, 국민 삶의 질 제고와 인류에 이바지하는 대표적인 테마로 자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원은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체계를 도입하고자 각 연구본부별 ‘탄소중립보안관’을 임명해 책임과 역할을 확고히 하고, 탄소중립을 위한 로드맵 수립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과제를 빠른 시일 내에 도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다 책임 있는 연구로 꾸준한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한다. 이 외에도 연구원은 탄소 관련 ‘버츄얼 랩(Lab.)’을 신설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수요를 파악해 이에 대응하는 수동적인 기술 개발이 잇따랐다면, 이제는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주제로 2050년까지 장기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어떤 기술을 통해 CO2 배출을 절감할 것인지를 능동적으로 고민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는 기후위기의 주범이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우리 삶의 필수 요소이다. 이를 어떻게 다루고 관리하느냐가 현재의 기후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방안으로 자리할 것이다. 이는 국민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체계적인 산업구조의 변화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언젠가 다가올 2050년, ‘클린 코리아(Clean Korea)’를 향한 작은 발걸음이 후대에 커다란 선물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정환(한국재료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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