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시와 음악이 있는 정치’ 의령군의회의 실험

“당리당략 충돌 막아 보자” 취지
2019년 11월 본회의 때 공연 도입
엄숙함 줄고 신선…“지속 하겠다”

  • 기사입력 : 2021-01-17 21:06:32
  •   
  • 의회 의사당은 의원들의 난투장으로 각인돼 있다. 민의를 수렴하는 공론의 장임에도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면서 충돌이 잦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이 같은 분위기와 정반대로 시와 음악을 통해 아름다운 정치를 추구하는 의회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의령군의회다.

    의령군의회는 1년여 전부터 본회의 개회식에 앞서 시낭송이나 음악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딱딱하고 엄숙한 의사당 분위기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소통의 장을 만든다는 취지에서다.

    의령군의회가 지난해 11월 25일 정례회 본회의 개회에 앞서 클래식기타리스트 김경훈 초청 가곡 연주회를 갖고 있다./의령군의회/
    의령군의회가 지난해 11월 25일 정례회 본회의 개회에 앞서 클래식기타리스트 김경훈 초청 가곡 연주회를 갖고 있다./의령군의회/

    첫 시작은 제8대 전반기(의장 손태영)였던 지난 2019년 11월 25일 제249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가진 시낭송이다. 당시 의령군의회 전문위원이었던 이광두 시인(용덕면장)이 자작시 ‘12월, 야근일기’를, 의령문인협회 소속 김인선 수필가가 윤동주 시인의 시 ‘별 헤는 밤’을 낭송했다.

    이어 지난해 6월 15일 제253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화정면 후곡마을에 사는 소프라노 주선언씨가 성악곡 ‘넬라 환타지아’와 ‘아름다눈 나라’를 불렀고, 같은 해 9월 15일 제255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선 젊은 국악인 송진호씨가 ‘장구산조’를 선보였다.

    또 지난해 10월 28일 제25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선 이상주씨가 아코디언 연주로 가곡 ‘그리운 금강산’과 가요 ‘찔레꽃’을, 11월 25일 제257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선 클래식 기타리스트 김경훈씨가 가곡 ‘가을밤’과 러시아 민요 ‘오리엔탈 댄스’를 연주했다.

    행사에는 군청 실·국장, 과장, 주무계장을 비롯, 군의원, 의회 사무처 직원, 방청객 등 100여명이 참여한다. 대체로 연주를 들으면서 잠시나마 의회라는 공간을 잊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거나 일상에서 벗어난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고 한다.

    이재성 안전건설국장은 “의회가 열리면 딱딱하고 경직되는데 시낭송이나 음악회를 통해 분위기가 부드럽게 되고 보이지 않은 순수감성을 자극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윤재환 의회사무과장은 “정치의 현장에서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현상을 보기는 참 어려운데 이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명용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