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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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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여성친화도시 함께 만들어요- 신미정(창원시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

  • 기사입력 : 2021-01-20 20:3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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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마다 산책을 한다. 신선한 바람이 참 좋다. 우리 동네 공원은 신이천이란 수변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언제 걸어도 가릴 게 없는 널따란 시야로 마음마저 풍성해진다. 이 근처로 터전을 옮긴 지 세 번째 여름을 맞이할 즈음이었다. 창원시여성친화시민참여단으로 가벼운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는 다섯 달 만이었다.

    문득 걷기 좋은 길에서 놀거리, 볼거리가 있는 신명 나는 공원으로 만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혼자보다는 여럿이면 좋겠다 싶어 신이천을 끼고 사는 우리 동네 주민의 마음을 두드려 보기로 했다.

    산책길 주위 아파트 서너 군데 주민 카페를 소통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안녕하세요. 저는 신이천 수변공원 근처에 살며 매일 공원 산책을 합니다. 이 길은 언제 걸어도 기분 좋은 길입니다. 이제 걷기 좋은 길에서 놀거리, 볼거리가 있는 즐거운 공원으로 우리 함께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하고 글을 올렸다.

    누군가 먼저 손 내밀어 불러주기를 기다린 듯 열서너 가족 사십여 명이 뭉쳤다. 아이들이 제안한 이름 중 다수결로 결정하여 만장일치로 모임 이름도 지었다.

    아이들과 함께 우리 동네 놀거리 볼거리 공간모니터링을 여러 차례 하였다. 놀거리로 공원 내 아이들이 뛰노는 자연생태놀이터를 그렸다. 잊힌 우리 동네 유적지를 살리고자 우리 조상의 삶과 아이들 꿈을 그린 굴다리 벽화작업은 볼거리로 정했다. 어른 아이 구분 없이 여름날엔 신이천에서 물놀이를 하고, 단풍철엔 우리 동네 문화재인 채석장 둘레를 뛰놀았다. 햇살과 먼지로 훼손된 유적지 안내판을 아이들은 맨손으로 쓱쓱 닦아, 따가운 햇볕에 그늘막이 되어 주는 날도 있었다. 매번 해거름에 헤어질 땐 봉투에 가득 찬 주운 쓰레기 자랑으로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랬다.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마을에 가득 울리던 아이들의 노래는 메아리만 남아 있다. 지금 온라인으로 열띤 소통 중이다. 이 순간에도 누구나 안심하고 편하게 살 수 있는 곳, 아이들이 마음껏 놀 수 있는 우리 동네 만들기에 마음을 다하는 그들이 참 고맙고 대견하다.

    여성친화도시는 여성의 삶의 질에 따라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여성가족부에서 매년 인증하고 있다. 여성이 행복해지면 모두가 행복하고, 여성의 권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불편함 없이 사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여성친화도시의 과제이다. 창원시는 2021년 여성친화도시 지정 준비 과정으로 2020년에 시민참여단을 꾸렸다.

    주변 여건을 잘 알고 있는 지역주민이면 단원이 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돌봄·안전 및 정책 제안이 구현되도록 시민 대표로서 담당부서 공무원과 함께 소통하여 개선해가는 것이 시민참여단의 역할이다. 온·오프라인 교육으로 진행되었던 단원 역량강화 교육과 공간모니터링은 신선한 감동으로 내 삶의 자존감을 찾아주었다. 더욱이 공간의 작은 변화로 모두에게 안전하고 편한 도시를 만들어 주는 공간 모니터링 실습은 내 주위를 톺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주변에서 불편한 부분을 찾고 보완하는 일은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면 더 잘 보인다. 창원형 여성친화도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으며 안심하고 편하게 살 수 있는 행복한 도시임을 우리 시민 모두가 느끼게 하여야 한다.

    저랑 같이 여성친화도시시민참여단으로 참여하지 않으실래요.

    신미정(창원시 여성친화도시 시민참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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