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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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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노위 ‘사무국장 채용’ 공정성 논란

LG전자 노무관리자 출신 인사
정부, 개방형 직위 민간인재 임용
노동계 “공정한 역할에 의구심”

  • 기사입력 : 2021-01-26 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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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사간 이익·권리분쟁을 공정하게 조정·판정하는 역할을 하는 고용노동부 경남지방노동위원회의 사무국장에 대기업인 LG전자 노무담당 출신 인사가 채용되면서 경남지역 노동계를 중심으로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26일 인사혁신처와 고용노동부는 노사관계 분야 전문가 한재훈(50) 전 LG수처리(하수처리 운영관리) 노경팀장을 정부 민간인재 영입 지원으로 발굴해 개방형 직위인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사무국장에 27일부터 임용한다고 밝혔다. 정부 민간인재 영입 지원은 공직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 부처·기관 요청에 따라 민간 우수인재를 인사처가 직접 조사, 추천하는 인재 발굴 서비스로 지난 2015년 도입됐다.

    한 사무국장은 지난 2001년 LG전자에 입사해 본사 노경팀 노경 및 조직문화담당, 평택인사노경팀 인사파트리더 등을 맡아왔으며,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LG전자 자회사인 LG수처리 노경팀장으로 일했다.

    이번 채용을 놓고 경남지역 노동계에서는 준사법적 성격을 지닌 합의제 행정기관인 노동위원회의 성격에 견줄 때 이번 채용은 공정성을 잃은 ‘잘못된 채용’이라고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방노동위원회 사무국장은 위원회 사무국 업무 운영, 노동쟁의 조정·중재·필수유지 결정 업무 사건 처리, 심판사건 및 차별시정사건 처리 업무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관계자는 26일 “LG케어솔루션 노동자들이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노동자성을 인정받았음에도 LG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회사를 분사하며 노동자들의 교섭요구를 무력화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졌고,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도 LG 구광모 회장의 친척이 운영하는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으로부터 계약이 해지되고, 고용승계를 보장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며 “LG의 노사관계는 협력과 상생이 아닌 민주노조 탄압과 선별적 혜택으로 얼룩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LG 출신, 그것도 노무관리자를 채용한 것은 공정을 기해야 하는 노동위원회의 역할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도 이날 “노동자가 당하는 피해를 공정하게 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공공기관이 노동위원회인데, 반노동적인 행태를 갖고 있는 LG기업 문화 속에서 오래 일해온 사람이 과연 노동자와 노조를 대하면서 객관적인 입장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과 비판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며 “‘대기업 노무담당 출신 인사 채용’이라는 점만을 놓고 볼 때도 노동계에 어떤 신뢰를 줄 수 있을지 기관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노동계를 중심으로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는 질의에 대해 인사혁신처는 전문분야 민간 우수 인재의 공직 영입 노력을 다했고, 서류 심사를 통과한 5명 가운데 한 사무국장이 적임자였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상자를 발굴할 때 사무국장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재를 찾기 위한 노력을 다했으며, 공정성 측면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공정성만 초점 맞추면 민간기업이 배제되는 또 다른 공정성 위배 문제도 있기에 지원자들에게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안내해드렸고 적임자를 채용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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