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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신축년 첫 달을 보내며… 희망과 불안 사이- 강기노(마산대학교 입학처장간호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1-31 20: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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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적으로 흰 소는 신성한 기운을 가진 것으로 여겼다. 지난 한 해 우리를 지치게 했던 코로나가 종식되면서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출발한 2021년 흰 소띠의 해가 출발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첫 달을 보낸 우리는 지금 불안 섞인 기대감이 교차하는 분기점에 서 있는 것 같다.

    최근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즐겨하는 대화 소재는 아마도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의 상승일 것이다. 코로나 속에 풀린 유동성과 갈 곳 없는 대기 자금들이 주식, 부동산 등으로 몰려 거대한 상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어딜 가든 ‘내가 가진 종목과 아파트가 얼마 올랐다, 어떤 종목, 어느 지역 부동산이 유망하다’는 등의 말들을 흔히 들을 수 있다. 흔히 ‘주린이’라고 불리며 주식시장에 처음 뛰어든 이들도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공부도 하고 다양한 정보를 들으면서 그동안 달콤한 수익도 맛보았을 것이다. 거대한 자산시장의 상승장 속에 나만 소외되는 것 아닌가 하는 ‘포모(Fear of Missing Out)’ 현상과 함께 이른바 ‘영끌’로 아파트를 사고 노인들과 어린이들까지 가세해 개설한 주식계좌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내가 가진 종목과 부동산이 수익을 내고 계속 오르다 보면 주식 고수들이 말하는 경제적 자유를 나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을 것이다. 그러나 요 며칠 사이 끊임없이 올라갈 것만 같았던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빠지면서 공포감을 주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저가 매수를 위한 기회로, 누군가는 그동안 확보한 이익을 실현할 지점으로 여기면서 갈팡질팡할 것이다. 그동안 흥분하며 과열되었던 시장이 다소 진정되고 다소 간의 불안감까지 주는 모양새다. 보다 냉정하고 차분히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한때 1000명을 넘나들던 코로나 확진자 수가 최근 400명대로 잦아들고 조만간 코로나 백신이 들어와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이제는 진짜 코로나의 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였다. 그러나 방심한 사이 여기저기 집단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갖가지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해 확산되고 있으며, 백신이 부작용과 효과에 의문을 품게 하는 뉴스가 터져 나오면서 우리의 마음을 다시금 불안케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재난 지원금, 손실 보상금 지원 등과 관련해 지원 범위, 방법 등을 둘러싼 공방이 지루하게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였다. 다가올 설 연휴는 또 한 번 코로나 재 확산의 기로가 될 것이다. 정부도 설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 진정세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하루 전에 발표할 만큼 경제적 타격과 방역의 효율성 사이에서 최적의 방안을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많은 국민들이 백신을 접종해 집단 면역을 이루기 전까지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고 위생 수칙을 잘 지켜 확진자 수를 안정적으로 떨어뜨려야 할 것이다.

    이렇듯 새해 첫 한 달은 희망과 불안감이 혼재된 가운데 지나갔다. 그리고 2월에는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을 맞아 우리는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를 나누게 된다.

    1월을 어떻게 보냈든, 어떤 결과를 맞이했던 간에 우리에게는 또 다시 희망을 품고 나아가야 한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잠자는 희망의 홀씨가 날아오를 수 있도록 차분하면서도 긍정적인 자세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자. 막연한 기대감 속에 흥분하거나 낙담하며 좌절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내 역할은 무엇인지,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은 없는지 성찰하고 돌아보면서 설을 맞아 자신만의 새해를 리셋하고 불안과 불확실성을 희망과 자신감으로 승화시키는 개개인과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란다.

    강기노(마산대학교 입학처장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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