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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1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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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10) 창녕 만년교

온갖 시련 무심히 흘려보내는 보살 같은 다리

  • 기사입력 : 2021-02-04 20:35:04
  •   

  • 만년교


    이름값 하기에는 아직 구천 수백 년이 모자라는

    지나온 만 번 보다

    다가올 수십만 번 더 무거운 짐을 감내해야 하는

    보살 같은 다리가 있다


    시대의 불의에 죽음으로 맞선 이들

    가난을 홑지팡이에 의지한 채 절뚝이던 이들

    목말 태우고 건너주느라

    이제는 곱사등이가 되어

    이끼마저 저승꽃처럼 핀


    꿈을 건네준다 해서 더러는

    무지개다리라 부르라 하고

    또 더러는 홍문紅文을 세워놓고

    지조로 읽어라 강요하지만


    영축산 부성 함박산 모성 이으며

    온갖 소문 쓸어담아 무심히 흘려보내는

    둥글게 환한 여여문如予門으로

    자꾸 읽혀지는


    ☞ 창녕 영산 만년교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멋을 지닌 무지개 형태의 홍예교로서 조선 후기 홍예교의 축조기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1780년 정조대에 건립된 보물 제564호이다.

    남쪽에서 영산으로 들어오는 길목의 중요한 진입로 위치였던 이 자리에는 본래 나무로 만든 다리가 있었는데 홍수 때마다 다리가 떠내려가 곤란을 겪었다고 한다. 지금의 만년교는 처음 쌓은 이후 큰 홍수가 발생하여 무너지거나 여러 차례 보수하는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 개천이 남산에서 흘러내린다 하여 ‘남천교(南川橋)’라고도 불린다. 다리 입구에는 1780년 최초 건립 시 건립 목적, 시주자, 감독, 석공 등을 기록한 ‘남천석교서병명(南川石橋序幷銘)’이란 비석이 세워져 있어 그 가치와 이력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다리 건너편 함박산 자락에는 3·1운동 기념탑 등으로 호국공원이 조성돼 있어 영산의 충절 어린 근대사를 일깨워주고 있기도 하다.

    이곳은 촬영 명소로도 많이 알려져 사진작가들로부터도 인기가 높고 청춘 커플들도 인증샷 찍으러 많이 찾는다. 늘 냇물이 적당히 흐르고 있어 구름과 더불어 홍예가 수면 그림자로 나머지 반원을 만들 때가 특히 멋지다.

    시·글= 김일태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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