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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노면전차- 정기식(창원시정연구원 경영지원실장)

  • 기사입력 : 2021-02-16 19: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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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면전차(路面電車)란 시가전차(市街電車), 또는 트램(tram, tramcar)이라고 부르는 교통수단의 하나로 도로상에 부설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를 의미한다. 이는 19세기 도로교통의 발전으로 미국에서 실용화되었고, 우리나라에서 노면전차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98년 경성, 서대문-청량리 구간 운행을 시작으로 용산, 노량진 등 외곽으로 확대되었다. 광복 이후 1968년까지 노면전차는 활발하게 사용되었으나 대중교통이 버스 중심으로 대체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노면전차는 도로 위에서 운행되는 버스의 속성과 독립된 레일을 이용하는 철도의 성격이 혼합되어 있다. 그러나 자동차의 급증과 승용차의 선호로 매연과 교통 혼잡이 일상화되면서 사람 중심의 도시교통체계 구축을 필요로 하게 되자 1980년대부터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비롯한 프랑스의 리용 등 유럽 도시들은 대표적인 도시 대중교통 수단으로 노면전차를 활용하고 있다.

    노면전차는 바닥의 노면과 높이차가 거의 없어 저상버스처럼 장애인이나 노약자의 승·하차가 편리하다. 그리고 노면전차는 전기로 가동되므로 매연이 없고, 기술의 발달로 진동과 소음이 거의 없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특히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수소 전기 트램은 수소 연료 전지 동작 과정에서 공해 배출이 전혀 없으며 도심 공기 정화 기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설치 비용도 지하철 건설에 비하여 시간과 비용이 적게 소요된다. 노면전차의 건설비는 지하철 건설비의 약 30% 수준이고, 운영 비용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최근 노면전차는 재조명을 받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달 26일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발맞추어 도시 철도(수소트램)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하였다. 2014년 도시 철도 사업 백지화 이후 이른바 ‘트램 3법’이 정비되었고, 나날이 심해지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기후 위기 속에서 승용차 중심의 교통으로는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그리고 자동차와 버스의 배기가스, 미세먼지 등 오염으로 인하여 시민들의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노인 인구와 장애인 등 교통 약자들을 배려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이다.

    유럽 및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노면전차를 도입한 배경을 살펴보면 지구온난화 방지, 공기 질적 향상, 자동차 배기가스에 의한 각종 질환 예방, 도시 슬럼화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 등으로 노면전차 건설에 투자하기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쾌적한 도심 재생의 주목적과 환경 보호 차원에서 도입을 결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쿄의 북쪽 동해안에 위치한 인구 약 42만명의 토야마 시를 살펴보면, 토야마시는 자동차 보유율 전국 2위인 자동차 중심 도시로 대중교통 서비스 질이 저하됨에 따라 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에 따른 해결책으로 기존 철도선을 활용하여 노면전차를 개통하였으며, 이후 토야마시는 고령화 사회와 친환경 교통의 관광 명소가 되었고, 역 주변 택지 개발 부흥, 상점가의 활성화, 매력 높은 도시 경관, 도시 재생 효과로 시민 만족도가 상승하였다.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도시재생 테스트 베드 1호의 사업을 펼쳤던 곳이다. 노면전차는 도시 활력과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노면전차의 도입 이후 마산합포구의 창동과 오동동 등 마산 원도심 도시재생 지역이 어떻게 변신할지 기대된다. 세계 도시 교통의 트렌드는 자동차에서 철도로, 보행자와 자전거를 우대하며, 도시 미관과 이미지를 중시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알맞은 교통수단은 노면전차이다. 그러나 노면전차의 도입에 앞서 선결 과제가 있다.

    노면전차의 도입 시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 체제의 개편과 철저한 시민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며, 선진 시민 의식이 제고되어야 한다. 앞으로 창원시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정기식(창원시정연구원 경영지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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