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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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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司正 광풍(狂風)-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1-02-17 20: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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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료들이 부패하고 정치가 썩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말은 만고(萬古)의 진리와 같다. 이 같은 진리는 우리의 5천년 역사에서도 증명을 해주고 있다.

    고려가 태어난 것도 후삼국 여러 나라의 관료들이 부정과 향응을 즐기고 국사에 태만한 탓이고, 조선도 관료들의 집안 싸움과 사회의 혼란한 틈을 이용하여 외침이 잦은 탓이었다. 가까운 인도네시아의 수하르트 정권이나 필리핀의 마르크스 정권도 우리의 예와 같다.

    부정 부패로 망한 대표적인 나라는 세계에서 제일 큰 중국 대륙을 지배하던 장개석 정권이다. 군대의 조직이나 군인의 수, 무기면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우세하던 장개석 군대가 형편없던 군조직이나 무질서한 모택동의 紅軍에게 대륙을 송두리째 내주고 조그만 대만으로 쫒겨난 것은 장개석 정권 관료들의 부정 부패로 인한 국민들의 반란 때문이었다. 이때 부정부패는 막강한 군인의 힘으로도 막을수 없다는 말도 생겼다.

    우리나라도 고위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지난달에 공수처를 탄생시켰다. 공수처를 출범시키기까지 오랫동안 많은 시련과 ‘옥상 옥’이라는 비난을 받아 가며 탄생했지만 아직도 여야간에 의견 다툼도 많고 문제점도 많은 것 같다. 이젠 공수처는 국가 최고의 사정기관이다. 공수처의 부장검사나 평검사를 모집하는데 수십대 일의 높은 경쟁률을 보고 권력기관의 선호도가 높은 것은 정의로운 사회 구현의 사명감때문일까? 권위와 위선을 앞세우는 민족성때문일까?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사정의 바람이 보통 살벌한 광풍이 아닐것이라고 국민들도 예측을 해본다. 요즘 사회에 회자되고 있는 말로 올해는 사정으로 시작해서 사정으로 끝날 것이라고 우려를 하는 사람도 많다. 과연 어느 누가 첫 번째 조사대상이 될지 관심도 간다. 임명된 공수처장은 여·야 편도 아닌 국민의 편에서 공평하고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 과연 소신대로 될지 의문을 가져 볼 뿐이다. 얼마 남지 않은 정권의 말기에 야기되는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차단하고 권력누수 현상을 막아 국가의 기강을 잡고 정권 말기의 정치와 사회의 안정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뚜렷해 보인다.

    얼마 전 신문에 전국 판·검사들의 발령 사항을 보고 그 어려운 사법고시나 로스쿨을 졸업하고 옛날에는 약관(弱冠)에 ‘영감’이라는 호칭을 듣던 판·검사가 5500명이 넘는다는 데 놀랐다. 판·검사가 그렇게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범법자가 많다는 것이고, 범법자가 많은 것은 그만큼 사회에 부정부패가 많고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지금 사법부와 검찰이 정치적 중립에 흔들리고 권력의 남용과 사법부의 허위 진실 여부 때문에 불신을 당하고 있다. 이번 탄생하는 공수처는 하늘을 우러러 보고 한 점 부끄러움 없는 냉철하고 냉정한 국가기관이 되길 국민들은 지켜볼 뿐이다.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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