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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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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행복한 노후- 이재수(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장)

  • 기사입력 : 2021-02-17 20: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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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달의 첫날, 최초의 명절, 아직은 낯선 날, 근신하고 조심하는 날, 바로 ‘설날’이다. 설날이 지났으니 이제 진정으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나이가 들수록 ‘나이 듦’은 다른 의미로 느껴진다. 의학 기술의 발전과 생활방식의 개선으로 ‘백세 인생’ 또는 ‘호모 헌드레드’는 공상이 아니라 조만간 다가올 가까운 미래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간다. 65세 이상 인구는 2020년 15.7%, 2025년 20.3%, 2051년 40%를 넘을 전망이다. 2019년 기준 기대수명은 83.3년, 65세의 기대여명은 21.4년이다.

    갈수록 길어지는 노년기에는 대부분 ‘가난, 질병, 외로움’을 겪는다고 한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무병장수(無病長壽)는 오랜 염원이었지만, 마음먹은 대로 쉬운 게 아니다. 빠른 은퇴로 노후빈곤은 OECD국가 중 가장 높고, 공동체의 붕괴로 사회적 지지가 느슨해 노인자살이 급증한다. ‘준비되지 않은 혼돈의 노년기’는 재앙이다.

    관심이 증가하는 노년기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다. 로우(Rowe)와 칸(Khan)은 질병이 없고, 심신이 온전하며, 삶의 의미를 느끼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유지되는 것을 ‘성공적 노화(successful aging)’라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나이를 먹을수록 신체와 정신의 활력을 유지하며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활동적 노화’를 권고한다. 즉 노년기를 서서히 사라지는 ‘쇠퇴’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백 년을 살아본 철학자의 말처럼 60~75세를 인생의 황금기로 보내려면 스스로 쓸모 있다고 느끼는 ‘자기효능감’이 중요하다.

    노후는 미리 준비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노년기에 맞이하는 신체기능의 감소와 인지능력의 저하를 겸허히 수용하는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현실에 안주하는 밋밋한 일상을 거부하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담대한 변화를 즐길 줄 알아야 한다. 할 수 없는 것과 지나간 것에는 미련을 남기지 않고 간절히 희망하는 것에 몰입할 때 노년은 기쁨이다. 오랜 세월 몸에 밴 타성에서 벗어나, 아이와 같은 무한 호기심으로 끝없는 배움을 추구할수록 행복은 커진다.

    이재수(국민연금공단 창원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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