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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2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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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남 코로나 발생 1년 변화와 나아갈 길 (1) 첫 확진자 발생 그날 이후

대유행에 뚫린 방역망 ‘덕분에’ 힘으로 버텼다

  • 기사입력 : 2021-02-17 21: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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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 의뢰했던 000 환자 양성입니다!” 2020년 2월 20일 오후 8시 30분경 경남도청 코로나19 종합상황실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을 일시정지시켰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한 직후부터 한 달 동안 24시간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며 철저하게 관리해왔지만 사력을 다해 막고 있던 방역망이 결국 뚫리고 말았던 것이다.

    종합상황실 내 누군가는 얼음이 된듯 눈도 깜빡이지 않았고 누군가는 머리를 감다 말고 뛰어들어왔으며 누군가는 밤샘근무 후 퇴근하는 발길을 멈췄다.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2월 롯데백화점 창원점 인근 도로가 텅 비어 있다./경남신문 DB/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해 2월 롯데백화점 창원점 인근 도로가 텅 비어 있다./경남신문 DB/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었던 박경숙 도 감염병대응계장에게도 충격이었다.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순간을 직면하자 가슴은 쿵하고 내려앉고 힘 풀린 다리는 휘청였다. 박경숙 계장은 “코로나19와 싸운 1년 동안 가장 잊을 수 없는 순간은 바로 첫 확진자를 확인한 그 순간이다. 상황실 근무자 모두가 확진자 발생 시 시나리오와 시뮬레이션을 늘상 머릿속에 그리면서 수십번, 수백번 연습했지만 막상 통보를 받고 보니 다들 일순간 얼음이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숨소리나 탄식마저도 낼 수 없었던 정적도 잠시, 근무자 모두 각자 맡은 대응 매뉴얼에 맞춰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박 계장은 “이상할 정도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말을 하진 않았지만 눈빛으로 괜찮다, 충분히 잘 대응할 수 있다고 서로를 토닥여주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박경숙 경남도 감염병대응 계장이 코로나19 지난 1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박경숙 경남도 감염병대응 계장이 코로나19 지난 1년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확진자 접촉자 통보 후 확진이 확인되기까지 몇 시간은 긴박하게 흘렀다. 19일 밤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합천에 거주하는 20대가 전국 31번 확진자와 같은 날 같은 시간 신천지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접촉자라고 통보 받고 이튿날 새벽 같이 합천군 방역당국이 검체를 채취해 도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온 직후 자택에서 격리 중이던 확진자는 곧장 진주경상대병원 음압병상으로 이송됐고 방역당국은 이동동선과 접촉자를 파악해 검사, 격리 조치를 취했다. 질병관리본부로 다시 의뢰한 검사 결과 역시 양성이었다. 첫 확진자 발생은 모두를 당황하게 했지만 쪽잠을 자면서도 수백번 반복했던 연습 덕분에 대응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창원스포츠파크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차량에 탑승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경남신문 DB/
    창원스포츠파크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차량에 탑승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경남신문 DB/

    작년 2월 20일 밤 전해진 ‘1호 확진’ 통보?
    사력 다한 도종합상황실 순간 ‘얼음’
    허탈함도 잠시, 차분한 대응태세 회복

    코로나 장기화되자 긴장 해이해져?
    가족 모임·이통장 연수·기도원 관련 등
    집단감염 속출해 생활방역 아쉬움

    박 계장은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중요한 건 지역사회 전파를 빨리 차단하는 것이라 첫 확진자의 접촉자를 대상으로 전 직원이 1대 1로 전화해 안내를 했다”며 “지금처럼 체계가 잡히기 전이라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힘들었고 전 직원이 수면 부족으로 다크서클과 커피를 달고 살았지만 동료와 의료진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첫 확진자 발생, 광화문 집회 참석자 중 마지막 1명까지 검사를 받게 한 것, 사회적거리두기 조치를 하소연하는 소상공인의 울먹임 등 매순간이 기억에 남아있다며 코로나19가 끝날 그날까지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함께 잘 이겨내자고 당부했다.

    첫 확진자 발생 후 1년이 지나는 사이 경남에서도 1~3차 대유행이 일어났다. 2월 15일 0시 기준 경남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총 2058명이고 이 중 8명이 사망했다.


    2020년 2월 18일 신천지 대구교회발 첫 확진자이자 수퍼전파자로 알려진 전국 31번 확진 후 경남에도 1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2~3월 신천지 교회와 대구·경북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2월 26일에는 1일 확진자수가 15명까지 치솟았다.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을 선언한 3월 11일 이후 7월까지 도내 확진자 다수는 해외입국자였다. 5월 초 발생했던 서울 이태원클럽발 집단감염으로 전국이 들썩였고 경남도 지역사회에 전파될까 우려가 컸지만 경남도가 이달 11일 도내 유흥업소에 집합을 금지하고 12일 이태원 및 일대 방문 도민에 신고와 수검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강력 조치 덕에 크게 번지지 않았다. 8월 중순 서울 광화문집회와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불러온 2차 대유행 여파는 경남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8월 20일 광화문집회에 참석했던 김해 60대가 도내에서 첫 확진됐다. 신고·수검 의무화 조치가 다시 내려졌고 이후 관련 확진자는 22명 추가 발생했다. 집회 참석 사실을 숨긴 2명에게 창원시는 3억원의 구상권을 청구했고 경찰에 고발했다.


    8~10월 사이에는 김해 부부동반 여행 관련, 거제·창원 가족모임 관련, 대구와 부산 집단감염 관련, 함양 택시기사 관련 등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2~10월 사이 발생한 확진자는 315명, 11월 한 달 동안 지난 9개월간 발생한 확진자수에 맞먹는 312명의 확진자가 쏟아졌다. 해가 바뀌고 지금까지 진행형인 3차 대유행이다. 12월에는 11월의 두 배 가까운 703명, 2021년 1월 63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12월 24일~지난 2월 14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조치로 2월 15일 0시 현재 확진자는 91명이다. 12월 19일에는 51명의 확진자가 나오며 첫 확진자 발생 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고 누적 확진자도 1000명을 넘겼다. 코로나19 경남 발생 9개월 만인 11월 21일에는 입원 치료를 받던 도내 환자 중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11~12월 도내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은 지역사회에 크고 작은 파장을 불러왔다. 집단감염 가운데 최다인 83명의 확진자를 발생시킨 진주 이·통장 제주 연수 관련은 경남도 각 시·군에 내린 단체여행 자제 요청공문에도 불구하고 시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단체가 제주로 연수를 다녀오면서 퍼졌다. 이로 인해 진주시는 기관경고를, 관련 공무원 3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거제 한 목욕탕을 통해 감염이 확산하면서 지역 내 목욕장업 단체 휴업을 하기도 했고, 김해 노인주간보호센터발 감염 확산으로 경남도는 노인시설 등 감염 고위험시설을 대상으로 한 선제 검사를 실시했다.

    진주국제기도원과 창원의 단란주점 관련 집단감염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발생했고 가족과 지인 등이 N차 감염됐다.



    김희진 기자 likesky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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