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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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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온라인으로 ‘은밀한 진화’

도교육청, 지난해 학폭 실태조사
비대면 영향으로 학폭 피해 줄고
얼굴 합성·사이버불링·험담 등 사이버폭력은 전년비 3.5%p 늘어

  • 기사입력 : 2021-02-22 2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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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해 10월께 도내 한 여중생 A양은 친구에게 자신의 얼굴이 야한 사진과 합성돼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신고로 교육청·경찰 조사가 진행됐고, 해당 합성사진은 A양과 전혀 일면식이 없는 다른 학교 남학생의 의뢰로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 지난해 5월께 도내 한 여고생 B양은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 초대됐다. 그런데 대화방에 있던 같은 학교 학생들은 B양을 유령 취급하며 말을 걸지 않았고, 또 B양이 방에 초대되면 모두 나가버리는 등 사이버상에서 특정인을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사이버불링’ 행위를 계속했다.

    전국적으로 유명인들의 학교폭력 폭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경남지역 학교폭력 피해는 줄었지만 세부적으로 사이버폭력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에는 SNS·채팅방을 통한 험담·따돌림, 온라인상 비하 의도 담긴 글·신상 유포, 아이디 계정 등 개인정보 유출, 사이버상으로 음란한 대화를 강요하는 성희롱 등이 있다.


    자료사진./픽사베이/

    경남도교육청이 실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지역은 전체 학교폭력 피해가 줄었지만 사이버폭력 피해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남지역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전년보다 0.6%p 떨어진 0.9%로, 피해 유형별 사이버폭력 피해 응답률은 3.5%p 증가한 11.6%로 조사됐다.

    이 같은 흐름은 전국적으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전국 기준 피해 응답률은 0.9%로 전년보다 0.7%p 감소했지만 피해 유형별 사이버폭력 응답률은 3.4%p 증가해 12.3%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경남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심의된 사이버폭력은 증가 추세다. 지난 2016년 67건(총 1229건·5.5%)이었던 사이버폭력 심의는 2017년 107건(1636건·6.5%), 2018년 138건(1632건·8.5%) 등 꾸준히 증가하다 2019년에는 183건(1553건·11.8%)으로 2016년의 약 3배에 달할 정도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82건(769건·10.6%)으로 감소하긴 했지만,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생 간 대면접촉이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강형천 경남도교육청 장학사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접촉 감소, 학교장자체해결제 정착, 회복적 생활교육 강화 등으로 학교폭력 심의가 준 것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사이버폭력 신고는 매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경찰청, 도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제도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안과 신속한 피해학생 지원 방안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미란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부산센터장은 “사이버폭력을 당했을 경우 증거 확보를 위해 피해 사실이 담긴 화면 캡처 등이 가장 중요하다”며 “특히, 성 문제의 경우 피해자나 가족이 이를 숨기지 말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락 수습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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