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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민족의 정월대보름- 김수곤(창신대 중국비즈니스학과 학생)

  • 기사입력 : 2021-02-25 20: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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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추석, 단오, 한식과 함께 한민족의 전통 명절 중의 하나가 정월 대보름이다. 정월 대보름날에는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줄다리기, 다리밟기, 놋다리밟기, 차전놀이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대보름의 대표적인 행사는 달집태우기다. 지역마다 달집을 지어놓고 주민들은 한 해의 소원을 적어 달집에 붙이고 활활 타오르는 불을 보며 보름달에 소원을 빌었다.

    불이 처음 발견되면서 인간들의 생활은 크게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불은 동물로부터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화식으로 식습관이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불은 태양을 상징하는데, 특히 천손족인 한민족의 태양숭배 사상은 고조선 때부터 이어왔다.

    불은 밝음, 번영, 탄생의 상징적인 존재로 가정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꺼지지 않게 하였다.

    정월대보름에는 부럼을 깨는 풍습이 있었는데, 호두, 잣, 땅콩 등의 딱딱한 견과류를 깨물어서 소리를 내면 액운이 근접하지 못하고 1년 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옛날 농업시대에는 정월대보름을 기준으로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농사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딱딱한 껍데기를 깨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보름날에는 여러 가지 곡식과 채소로 밥을 지어 나누어 먹는 풍습이 이어졌다. 지역마다 재료의 차이는 있지만, 음양오행의 원리에 의하여 쌀, 보리, 콩, 조, 기장을 중심으로 오곡밥을 지어 이웃끼리 복조리에 나누어 먹고 귀밝이술을 한잔하면서 한 해 내내 건강하기를 기원했다.

    복조리의 의미는 특별하다. 농기계가 발전하기 전에는 가을에 타작하여 논이나 동네 마당에 나락을 말려서 탈곡하였다. 이렇게 하다 보니 밥을 지어서 먹을 때 자주 돌을 씹고 하였는데 이럴 때마다 음식을 담당했던 며느리들의 체면은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돌을 걸러내는 기구로 조리를 사용했다. 복조리는 주로 설날을 전후하여 팔러 다녔는데, 집집마다 몇 개씩 구매하여 조왕신이 계시는 부엌에 걸어두고 쌀을 씻을 때 사용했다. 복조리는 쌀에 돌을 걸러내듯이 1년 내내 가정에 복만 걸러 남고 나쁜 기운은 들어오지 말라는 의미였다.

    외래문화의 전래로 민족 고유의 전통 풍습과 음식문화가 사라져가는 세상이지만, 정월대보름 때 오곡밥과 다양한 채소로 만든 비빔밥을 가족끼리 나누어 먹으면서 조상의 지혜와 전통을 즐기면서 코로나19로 어렵지만, 가족끼리 용기와 희망을 주며 정을 나누는 귀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수곤(창신대 중국비즈니스학과 학생)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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