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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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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의 봄, 우리가 지지한다] (5) 정성기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

“독재는 사회적 바이러스, 국제적 관심이 곧 백신”
최대한 평화적인 수단으로 시위해
세계에 민주화 요구 정당성 알려야

  • 기사입력 : 2021-03-04 2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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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재는 사회적 바이러스다. 한 나라의 독재화는 독재가 전세계에 전염되는 계기가 된다. 독재에 대항해 민주화를 쟁취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미얀마의 민주주의 붕괴를 가볍게 여기면 안되는 이유다.”

    정성기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현재 미얀마 국민들이 펼치고 있는 민주화운동을 우리의 문제라고 느끼며 더욱 관심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기 교수가 부마민주항쟁 마산지역 발원지인 경남대에 설치된 3·15, 10·18 기념 정승 앞에서 미얀마 군부 독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정성기 교수가 부마민주항쟁 마산지역 발원지인 경남대에 설치된 3·15, 10·18 기념 장승 앞에서 미얀마 군부 독재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그는 1979년 10월 당시 경남대 최초의 이념 서클 ‘사회과학연구회’를 조직하고 부마항쟁에 참여한 인물이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을 거쳐서, 현재는 3·15의거기념사업회 부회장,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정 교수는 60년대부터 장장 50여년 군부독재 끝에 선거로 출범한 민주정부에서 느꼈던 자유를 6년만에 빼앗긴 미얀마 국민들의 상황에 가슴 아파하며, 부정선거를 명분으로 한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는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부정선거가 발생했다면 쿠데타가 아닌 탄핵 등 정당한 법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만약 심각한 부정선거가 있었다면 일차적으로 유권자들이 분노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부정선거가 거짓이거나 경미한 사안을 부풀려서 기득권을 빼앗을 명분으로 악용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얀마 내에서 친군부 세력도 생겨나며 쌍방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있어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그런 만큼 국민들은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한국의 민주화운동 때와는 달리 유엔 인권위와 안보리도 군부를 비판, 견제하고 있다. 이러한 유리한 국제적 조건을 잘 활용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의 정당성을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3·15의거는 대한민국 최초의 유혈 민주화시위이자 비폭력시위로 4·19혁명을 이뤄냈다. 정 교수는 이러한 3·15의거 정신을 강조했다. 이 정신은 이후 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 정부도 인정·계승하겠다고 공언했고, 이후 군부독재 정권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의 원천이 됐다.

    그는 “민주화운동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시위대가 폭력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면 쌍방간에 이성을 잃고 또 다른 희생을 유발하거나 시위 진압 구실을 주게 된다”며 “미얀마 국민들은 힘들겠지만 최대한 평화적인 수단으로 시위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세계 문제에 대한 지역단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민주화 성지인 창원지역 민주단체들이 미얀마 사태의 시급성을 인지하고 제빨리 성명서를 내거나 기자회견을 여는 등 빨리 대응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지역 어디든 세계의 일부가 아닌 곳이 없고 세계 어디든 지역이 아닌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미얀마의 경우 종교와 인종문제 등 복잡한 사정이 있고, 50여년간 군사독재가 유지되다 보니 민주화운동의 전통이 우리보다 약하다”며 “아시아에서 먼저 민주화의 길을 걸어본 한국의 항쟁 역사를 오늘날 미얀마의 사정에 맞춰 지혜롭게 적용시켜 민주주의를 실현하길 바란다”고 지지 뜻을 밝혔다.

    글·사진= 김용락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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