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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176) 토백이, 항칠

  • 기사입력 : 2021-04-09 08: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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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상업미술 분야에서 유명한 화가가 김해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봉황대길에 재능기부로 벽화를 그려 화제가 되고 있더라.

    ▲경남 : 그 화가는 김해 토백이인데,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서도 유멩하다 카더라 아이가. 작품 중에는 노무헨 전 대통령이 김해 봉하마을 들판을 배경으로 자전차(자안차) 타는 모습 등을 트릭아트 헹태로 기린 것도 있다 카대. 그라고 1980년대에는 중동에서 왕족들의 초상화도 마이 기맀다 카고.

    △서울 : 2019년에는 전남 신안군 섬 마을들의 벽화작업을 해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대. 화제가 된 권종대 화가는 김해 출신이라고 하던데, 그러고 보니 네가 말한 ‘토백이’는 토박이를 말하는 거 맞지?

    ▲경남 : 하모, 토박이의 겡남말이 ‘토백이’다. 토백이 카는 거는 사람뿐지 아이고 ‘토백이말’맨치로 말에도 씬다.


    △서울 : 주로 해외에서 활동해온 권 작가가 고향에서 재능기부를 할 수 있게 된 건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 덕분이래. 그는 코로나 사태로 해외 출입국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서 평소 하고 싶었던 고향에 대한 봉사를 실천할 수 있게 됐대. 그는 봉황대길의 보기 흉한 낙서로 가득했던 정미소 건물 담장에 가야시대 유물 그림과 과거 정미소 모습, 진영 단감 등을 그린다더라.

    ▲경남 : 보기 숭한 낙서라 카이 생각난 긴데, 니 ‘항칠’이라 카는 말 아나?

    △서울 : 옻나무의 진을 이용한 옻칠과 황칠나무의 진으로 만든 누런 빛깔의 황칠은 들어봤지만, ‘항칠’은 처음 듣는데 어떤 칠을 말하는 거야?

    ▲경남 : ㅎㅎ 항칠은 옻칠, 황칠과는 다른 기다. 항칠은 포준말로는 ‘환칠’이라 카는데, 되는대로 얼룩덜룩하게 칠하는 거로 말하는 기다. 남의 담벼락에 환칠을 하지 말아라는 뜻으로 ‘넘우 담뿌랑(담뻬락)에 항칠을 하지 마라’ 이래 카지.

    △서울 : 벽 같은 곳에 얼룩덜룩하게 항칠이 된 것을 지우고 그곳에 어울리는 멋진 그림을 그리면 코로나로 인해 우울한 기분도 좋아질 거야.

    허철호 기자 kobo@knnews.co.kr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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