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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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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보다 교량 높아 폭우 땐 침수 우려”

창원 양덕2교 재설치 공사, 인근 주민 반발로 잠정 중단

  • 기사입력 : 2021-04-20 20: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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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가 양덕천 일대 침수피해 예방을 위해 진행한 양덕2교 재설치 공사가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중단됐다. 기존보다 70cm가량 높아진 교량 재설치가 교통장애는 물론 인근 가옥과 상가에 우수 유입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0일 오후 1시께 찾은 양덕2교 공사현장. 예정대로라면 이미 공사가 마무리됐어야 할 교량이 공사가 중단된 채 건축 구조물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노면은 파란색 비닐이 덮힌 채 방치돼 있다.

    “기존 교량보다 70㎝가량 높아져
    완공 땐 인접 도로와 급경사
    상가 우수 유입·교통 불편 예상”
    시 “높이 유지… 안전 방안 모색”

    창원시는 지난 2017년부터 국비 등 총 380억원을 들여 ‘양덕천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을 추진해 양덕천 560m 구간 정비와 분기수로(물이 중간에 여러 방향으로 갈라져 나가도록 되어 있는 수로)·우수저류시설 등을 조성하고 있다. 이 지역은 지대가 낮아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마다 양덕천 인근 지역에 침수피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기존 교량보다 높게 설계돼 교통 불편 발생이 우려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천 양덕2교 공사현장.
    기존 교량보다 높게 설계돼 교통 불편 발생이 우려되면서 공사가 중단된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천 양덕2교 공사현장.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12일 교량의 콘크리트 타설을 마지막으로 교량 공사는 마무리 돼야 했지만,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시는 공사 잠정 중단 결정을 내렸다.

    주민들은 신축 교량의 높이가 맞닿는 도로보다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있다. 재설치되는 교량의 높이가 기존 교량보다 70㎝가량 높아 완공 시 인접 도로가 급경사로 조성되게 돼 교통 장애는 물론 인근 가옥·상가에 우수 유입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양덕동 주민 최동범(71)씨는 “이달 초부터 공사 과정을 쭉 지켜봤는데, 신축 교량이 기존보다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교량의 높이가 높아져 도로가 경사지게 되면 빗물이 집으로 들어올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근 아파트 부녀회장 이정애(65·여)씨는 “양덕2교가 외곽지로 보이지만 통행량이 생각보다 많은 지역이다. 교량으로 진입하는 도로와 하천과 접한 도로의 경사로가 급해 교통 차질이 생길까 우려된다”며 “아파트 주민 대부분이 해당 교량 공사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창원시는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지만, 하천 기본계획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교량 높이는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신축 교량 높이는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경남도와 행정안전부가 하천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정한 것이다. 100년 빈도의 강수량에 대한 검토 끝에 나온 결론으로, 높이를 낮추는 것은 어렵다”며 “다만 공사 과정에서 주민 불편사항이 접수돼 자체적으로 공사를 중단하고 주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심도 깊게 논의하고 있다. 하천 기본계획을 충족하면서 주민들이 만족할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창원시는 인근 상가 경계석 높이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도로 공사를 진행해 도로 구배(기울기 정도)를 6%대까지 낮추는 안을 제시했다. 당초 원안에 따라 도로공사를 진행하면 도로 구배는 10%대가 된다.

    하지만 관할 지역구 시의원인 손태화 시의원은 “해당 안으로 추진되어도 여전히 주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교량 높이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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