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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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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분만

경희강 (삼성창원병원 산부인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5-03 08: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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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만은 약 열 달간의 기다림과 설렘 끝에 아기를 만나기 위한 마지막 과정이다. 하지만 산고의 고통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분만은 진통이 극심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더불어 주변의 경험담, 드물지만 출산 과정에서 일어나는 사고 등을 SNS를 통해 쉽게 접하면서 분만에 두려움을 가지는 산모가 많다. 산전 진찰을 받으며 산모와 아기의 상태를 잘 알고,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분만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출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여줄 수 있다.

    임신 후반기에 이르면 자궁과 그 아래의 산도는 출산을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아기가 조금씩 내려오고 자궁경부는 부드러워지고 얇아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규칙적인 진통(자궁 수축)이 시작되는데, 강도가 점점 세지고 간격이 짧아지면서 자궁경부가 열리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에 많은 산모가 진통을 느끼고 분만실에 입원한다.

    무통 분만을 하는 경우 허리에 마취를 위한 관을 삽입하고 이후 회음부 절개, 열상에 대비한 회음부 제모, 관장 등의 준비를 한다. 처음에 천천히 열리던 자궁경부는 4~5cm 이후부터 열리는 속도가 빨라지는데, 이때 무통 분만을 하는 산모에게 무통 마취약을 주입한다. 자궁경부는 시간당 1~3cm 정도의 속도로 계속 열리며, 보통 10cm 정도가 되면 완전히 열렸다고 말한다. 아기의 머리가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자궁경부가 완전히 열린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아기가 산도를 통해 내려온다. 아이가 산도의 끝인 질 입구에 다다르면 분만장으로 이동하거나 침대 구조를 바꿔 분만을 준비한다. 회음부를 소독한 후 소독포를 덮고 아기의 초기 처치를 위한 준비도 한다. 아기가 질 입구 밖으로 나오려는 순간 경우에 따라 회음 절개를 시행하고, 그 후 드디어 아기가 세상으로 나오게 된다. 잠시 후 태반이 분만되면 산모의 출혈을 확인하고 산도의 열상과 회음부 절개 부위를 확인한 뒤 봉합하면 분만의 과정이 끝난다.

    실제 분만 과정이 항상 이렇게 원활한 것은 아니다. 분만이 진행되지 않거나 아기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제왕절개 분만을 한다. 제왕절개 분만 과정을 살펴보면 하반신 또는 전신 마취가 이뤄진 상태에서 아랫배 부위에 약 15㎝ 정도의 피부를 절개한다. 복벽을 한 층씩 절개하면서 배 안쪽으로 접근하고, 자궁이 나타나면 자궁 벽을 절개해 태아를 자궁 밖으로 분만한다. 이어서 태반까지 분만한 후 절개했던 자궁벽과 복벽의 여러 층을 다시 봉합한다. 자연 분만에 성공하지 못해 제왕절개 분만을 할 때도 있지만, 진통 시작 전에 산모와 태아의 상태에 따라 제왕절개 분만을 계획할 때도 있다. 흔히 태아가 거꾸로 있거나 쌍둥이 임신인 경우, 태반이 자궁경부를 덮고 있는 전치태반, 이전에 제왕절개 분만이나 자궁근종 수술 등을 했던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는 갑자기 심한 출혈이 일어나거나 임신 중독증 등 산모가 위험한 상황, 태아 상태가 위험한 상황 등 빠른 분만이 필요할 때도 응급 제왕절개 분만을 시행한다.

    자연 분만과 제왕절개 분만 중 어느 쪽이 나은지 궁금해하는 산모들이 많다. 두 방법 모두 장단점이 있는데 이 중 우열을 가려 선택한다기보다는, 기본적으로 자연 분만을 하지만 필요에 따라 제왕절개 분만을 고려하는 식의 접근이 바람직하다. 분만의 방법은 각 산모와 태아의 상태에 맞춰 결정하기 때문에 산모는 산전 진찰을 받아 산모와 태아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고 어떤 분만 방법이 좋을지 주치의와 상의해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희강 (삼성창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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