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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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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문화의 향기] (9) 김해 봄스테이 갤러리

예술이 곧 일상이 되는 꿈의 공간

  • 기사입력 : 2021-06-15 22: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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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에 쉼표가 필요한 날이 있다. 각자 위로하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그 가운데 예술 하나쯤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일찍이 플라톤이 ‘인생의 가치는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듯, 아름다움을 느끼는 행위야말로 행복과 가까워지는 진짜 ‘가치’일지 모른다.

    김해 봄스테이갤러리는 원래 건설 사업장으로 쓰려던 공간이었다. 안종국 대표의 삶에 예술이 스며들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여행. 예술이 일상인 북유럽 문화에 매료된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예술이 일상과 함께하는 북유럽 문화에 매료된 후
    김해 봉리단길 ‘예술의 동네’로 만들고자
    갤러리·주택 공존하는 ‘봄스테이갤러리’ 건축

    전국 숨은 갤러리 찾아다니며 벤치마킹
    월 1회 목표 신진작가 작품 전시 위주로
    음악·미술 콜라보 ‘사이(間)’ 등 15회 전시
    매주 독서모임으로 전시와 매칭하기도

    내달 에세이집 출간… 세계 아트페어 진출 계획도
    아트 로컬 상품 개발·온라이 스토어 구상 등
    예술이 일상이 되는 꿈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

    김해 봄스테이갤러리. 2019년 김해건축대상제 대상, 경남건축대상제 은상을 받았다./성승건 기자/
    김해 봄스테이갤러리. 2019년 김해건축대상제 대상, 경남건축대상제 은상을 받았다./성승건 기자/

    “갤러리 건물을 짓기 전, 북유럽 인테리어를 보기 위해 한 달간 5개 국가 10개 도시에 다녀왔었어요. 제가 머물렀던 가정집마다 공통적인 특징이 있더라고요. 인테리어에 그림과 예술품이 포인트가 된다는 점이었죠. 일상과 함께하는 느낌이 좋았어요. 북유럽서 ‘예술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일상이구나’ 생각했죠.”

    김해 봄스테이갤러리./성승건 기자/
    김해 봄스테이갤러리./성승건 기자/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안 대표는 김해를 보며 “동네엔 왜 유럽처럼 예술공간 하나 없을까?”라고 의아했단다. 그때 봉리단길을 예술의 동네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1층은 갤러리, 2층은 다가구주택이 공존하는 건물을 지은 후 2019년 11월 문을 열었다. 갤러리 이름도 봄이 머무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봄스테이’로 지었다. 그해 김해건축대상제 대상, 경남건축대상제 은상을 받았다.

    “건물을 지으면서 공간이 어떤 가치를 가질지 고민했어요.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가장 중요했거든요. 건물 짓는 데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이 되길 바랐어요.”

    안종국 김해 봄스테이갤러리 대표가 전시가 끝난 갤러리 내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안종국 김해 봄스테이갤러리 대표가 전시가 끝난 갤러리 내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넘어야 할 산은 또 있었다. 갤러리를 운영하기로 맘 먹었지만, 막상 주변에 아는 작가들이 없었다. 개관 전시를 기획하면서 제일 처음 찾아간 사람은 경남미술청년작가회 박도현 작가였다. 박 작가를 알게 되면서, 자연스레 김해에 상주하는 청년작가들을 만나며 조언을 얻게 됐다. 그러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이런 공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적인 이야기와 한결같이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이야기였다. 그럴수록 우리 갤러리만의 방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국 방방곡곡 숨은 갤러리를 찾아다니며, 아이디어를 벤치마킹했다.

    봄스테이갤러리는 올해로 3년차 접어든다. 월 1회를 목표로, 신진작가 위주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예술을 일상공간 속으로’ 전시를 시작으로, 최근 ‘달샘아트(ART) 작가들의 개인전’까지 총 15회 전시를 열었다. 그중에서도 음악과 미술을 콜라보한 ‘사이(間)’ 전시는 신선한 도전이었다.

    전시 ‘선을 찾아서’ 중 이현철 작품./봄스테이갤러리/
    전시 ‘선을 찾아서’ 중 이현철 작품./봄스테이갤러리/
    사뿐사색 도자전./봄스테이갤러리/
    사뿐사색 도자전./봄스테이갤러리/
    김해 봄스테이갤러리서 열린 ‘선의 곡선’. 사진은 전영철 작가 작품./봄스테이갤러리/
    김해 봄스테이갤러리서 열린 ‘선의 곡선’. 사진은 전영철 작가 작품./봄스테이갤러리/
    전시 ‘피어나다’ 중 김정남 작가와 작품 ‘피어나다’./봄스테이갤러리/
    전시 ‘피어나다’ 중 김정남 작가와 작품 ‘피어나다’./봄스테이갤러리/
    김해 봄스테이갤러리가 마련한 전시 ‘혼자이며 함께 걷는 길, 가족’. 사진은 신부식 조각가 작품./봄스테이갤러리/
    김해 봄스테이갤러리가 마련한 전시 ‘혼자이며 함께 걷는 길, 가족’. 사진은 신부식 조각가 작품./봄스테이갤러리/
    김해 봄스테이갤러리가 마련한 전시 ‘혼자이며 함께 걷는 길, 가족’. 사진은 신부식 조각가 작품./봄스테이갤러리/
    김해 봄스테이갤러리가 마련한 전시 ‘혼자이며 함께 걷는 길, 가족’. 사진은 신부식 조각가 작품./봄스테이갤러리/

    “기타리스트 김동인씨는 음악을 만들고, 화가 강채화씨는 음악으로 그림 커버를 만드는 사람이에요. 지금까지 공동작업했던 내용을 전시하고 싶다고 먼저 연락이 왔었어요. 커피숍을 빌려 버스킹을 하면 어떻겠냐 제안했더니, 이 공간서 자작곡들을 즉석으로 연주해주기도 했어요. 봄스테이갤러리는 어쩌면 작가들이 만드는 공간일지 몰라요.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데, 최대한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죠. 제 의견이 들어가는 순간 작품의 의도가 달라지니까요.”

    음악과 미술의 콜라보 ‘사이(間)’ 전시. 기타리스트 김동인과 아티스트 강채화가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봄스테이갤러리/
    음악과 미술의 콜라보 ‘사이(間)’ 전시. 기타리스트 김동인과 아티스트 강채화가 버스킹 공연을 하고 있다./봄스테이갤러리/

    전시 외에도 매주 일요일 오전 7시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모임장은 안 대표의 아내다. 아내가 손수 갤러리 초대 작가들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네이버 블로그 ‘행운의 봄’에 글과 영상을 게재하고 있다.

    “아내도 저도 독서를 좋아해요.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레 인문학 중심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책과 그림을 보며 느낀 점들을 최대한 매칭시키려 해요. 블로그로 소통하는 이유요? 전시로만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에요. 소설 ‘어린왕자’로 독서모임을 앞두고, 신부식 작가님의 ‘어린왕자가 은빛 지팡이를 잡고 있는 이유’라는 작품이 들어온 적 있어요. 작품과 그림이 연결되니 자연스레 대화가 풍부해지더라고요. 책 ‘에이트’를 보면, 인공지능시대에 미술과 문학의 융합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요. 그때 ‘독서모임을 지속해야겠다’ 마음을 굳혔죠. 한 예술 분야에 국한되지 않으려 플리마켓, 인문학 북토크도 개최할 예정입니다.”

    안종국 김해 봄스테이갤러리 대표./성승건 기자/
    안종국 김해 봄스테이갤러리 대표./성승건 기자/

    안 대표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내달 ‘꿈세권에 집을 짓다(가칭)’라는 에세이집 출간을 앞두고 있다. 갤러리를 짓고 운영하기까지 모든 과정을 담았다. 추후 세계 아트페어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 해외시장서 한국 미술품이 인정받을 수 있는 갤러리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 밖에도 아트 로컬 상품 개발을 비롯한 온라인 스토어도 구상하고 있다. 내달 김해지역 작가와 인제대 학생들이 협업한 로컬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전엔 봉리단길의 옛 이름 ‘장유가도’를 스토리텔링한 문화 콘텐츠 작업도 진행한 바 있다. 장유가도는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신행길로 유명하다. 그는 예술이 곧 일상인 세상을 꿈꾼다. 그 출발이 ‘봄스테이’가 되길 바란다.

    “최근 우리 동네에 연극공연장, 전시공간이 들어섰어요. 예술 동네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아 뿌듯해요. 먼 훗날 ‘김해 봉황동에 가면 봄스테이갤러리가 있단다. 그 유명한 작가가 전시를 열었대’라고 누군가가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기억이 남는 공간이 됐으면 해요. 전시하는 동안 한 분이라도 이곳에서 위로를 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가치 있지 않을까요.”

    주재옥 기자 jjo5480@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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