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 금리상승,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한 이슈로 요약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높아지고 이로 인해 금리인상 논의와 함께 테이퍼링(정부가 통화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 시행하던 양적완화 조치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 일종의 출구전략)의 신호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연방준비제도 위원(총 18명) 중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한 위원의 수가 지난 3월에는 5명이였으나 13명으로 늘어났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고 시그널을 보냈고 가장 중요한 금리인상시점에 대한 전망도 2024년에서 2023년으로 앞당긴다고 발표했다. 8월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을 예고할 것이고 9월 FOMC회의에서 공식 선언된 후 12월 파월 의장의 임기만료 후 2022년 테이퍼링이 실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과 비슷한 과거의 테이퍼링 시기가 있을까? 바로 2013년~2014년 테이퍼링이 지금의 시기와 매우 비슷한 그림을 나타낸다. 2013년 5월 버냉키 의장의 테이퍼링 언급(현재 6월 테이퍼링 논의), 2013년 12월 버냉키 의장 임기만료 직전 테이퍼링 실시(현재 12월 파월의장 임기만료직전 테이퍼링 실행)을 하며 2014년 1월~12월까지 매월 100억달러씩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해 나갔다. 앞선 테이퍼링 당시 글로벌 자금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대규모 이동했으며 그에 따라 코스피 및 신흥국 증시는 어려움을 겪었다.

2014년 1월 테이퍼링이 실행되자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하기 시작했고 미국 증시는 성장주가 우위를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증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화학, 철강으로 대표되는 경기민감주가 약세를 보였으며 성장주로 분류되었던 화장품, 의류 등이 강세를 보였다. 또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호텔 및 레저 등 경기 방어주가 강세를 보인 것도 특징이다. 결론적으로 2013년~2014년도 테이퍼링 경험상 투자의 방향은 신흥국 증시 보다는 안정적인 선진국 증시를 선호했고 경기 민감주나 가치주 보다는 경기방어주와 성장주가 우세했던걸 알 수 있다. 물론 테이퍼링이 8년전 과거의 모습과 동일하게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고 예측과 달리 또 다른 변수가 나타날 수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7월~8월 중 미국의 집단 면역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백신 접종 속도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11월경에나 집단면역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테이퍼링 시점이 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문제이지, 그 시기에 맞는 투자전략은 존재했다. 아직까지 투자 시그널은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테이퍼링 시기의 투자전략으로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찾아 조정의 시기를 굳건히 견디라고 조언하고 싶다.

정유희 (경남은행 토월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