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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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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폐기종

조현규 (삼성창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7-26 08: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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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폐기종을 조심해야 한다. 흡연한 기간이 길수록, 또 흡연량이 많을수록 폐기종 발병 위험이 커진다. 만약 평소에 나타나지 않았던 호흡기 관련 증상이 보이면 인근 병원을 방문해 폐의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단순 감기나 면역력 저하로 인한 증상이 아닌‘폐기종’을 알리는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폐기종은 정상 폐포 벽이 파괴되면서 비정상적이고 영구적으로 폐포 공간이 확장돼 폐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의 원인인 폐기종은 질병명을 뜻 하긴 보단 조직학적인 소견이다. 여기서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기류 제한(기체가 잘 통과하지 못하는 상태)을 특징으로 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흡연, 직업적 노출, 실내 오염,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한다.

    폐기종이 발병하면 숨을 쉴 때 폐의 탄성 반동이 감소해 기도가 좁아지거나 열리지 않게 되면서 기류 제한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폐는 과팽창하고 흉부 X-Ray 상 위아래로 길게 늘어난 폐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때 가스 교환(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 장애를 동반해 저산소혈증과 과탄산혈증(혈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을 유발하고 호흡곤란을 일으키게 된다.

    폐기종의 가장 큰 발병 원인은 흡연이며, 폐기종 환자의 약 90% 이상에서 흡연력을 보였다. 이외 분진, 증기, 화학물질 등의 노출과 대기오염과 같은 다른 발병원인 인자도 있으며 국내에서는 거의 드물지만 선천성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 등 유전적 요인도 있다.

    폐기종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만성적이고 진행성인 호흡곤란, 기침, 가래이며 특히 흡연 등 위험인자에 노출되었다면 검사가 필요하다. 검사는 흉부 X-Ray와 CT를 통해 이뤄지며 폐기종으로 진단되면 우선 비약물적 치료를 진행한다. 비약물적 치료의 목적은 위험 요소 제거이다. 금연과 작업장에서 분진, 연기, 가스 등 노출을 피하고 야외 공기오염이 심할 때는 되도록 야외활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비약물적 치료가 효과가 없다면 호흡 재활치료, 산소요법, 비침습적 양압환기 등을 고려해 볼 수 있고 폐용적축소술, 폐 이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폐기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 및 위험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금연은 폐 기능 감소를 완화하고 입원율과 사망률을 줄여준다. 그리고 직업성 위험 요소인 분진이나 화학물질, 가스 등의 노출을 줄이고 개인보호장구 착용, 작업 공간의 환기 개선 등이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폐 기능 향상을 위해 평소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이미 망가진 폐 기능은 치료로 완치되진 않지만, 평소에 꾸준히 운동하면 근육이 단련돼 폐를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조현규 (삼성창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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