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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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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젊은 비만, 왜 위험한가] 뱃살 무시한 젊은 님, 성인병 발병할라

국민 40% 정도 비만 위험… 특히 청년 비만 급증
비만 세포 수 많아지면 호르몬·신호체계 교란

  • 기사입력 : 2021-08-08 22: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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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은 업무강도와 잦은 야근에 시달리는 40대 회사원 김비만씨. 항상 피로가 쌓여 있는 그는 회사 일에 집중하기 위해 달콤한 믹스커피를 하루 종일 입에 달고 산다. 매주 참석했던 회식 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나마 줄었지만, 제때 저녁 식사를 하지 못해 밤 10시에 집에 도착한 그는 오늘도 배달 앱으로 주문한 치킨을 먹는다. 나날이 늘어가는 체중과 뱃살에도 운동할 시간이 없어 젊은 시절의 건강한 몸매를 잃어버린 김비만씨. 얼마 전 받은 건강검진에서 심뇌혈관 건강 나이가 무려 65세라는 소리를 듣고 그는 깜짝 놀라게 된다.


    ◇20~30대 청년 비만율 급격히 상승=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0만명 이상이 비만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할 정도로, 비만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건강 문제이자 질환이다. 특히 바쁜 일정과 스트레스로 인해 자연스레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찾게 되고, 운동할 시간마저 부족한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비만은 매우 심각한 사회 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대한비만학회에서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전 국민의 40% 정도가 비만에 해당한다. 과거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성별 및 연령과 무관하게 전체적인 비만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미래의 대한민국을 책임질 20~30대 청년들의 비만율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가는 노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지방이 증가하고, 비만에 취약해지는 변화를 겪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청년 비만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없다면 미래의 대한민국 비만율은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비만은 건강에 문제가 되는 체중, 특히 체지방이 과도하게 증가하는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체질량지수(BMI·체중(㎏)/신장(㎡))가 25 이상이거나 허리둘레가 남성 90㎝ 이상, 여성 85㎝ 이상일 경우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한 비만에 해당한다.

    ◇비만, 몸에서 다양한 변화 나타나= 비만한 사람의 몸에서는 다양한 변화가 일어난다. 복부 비만 및 지방간 등의 내장 지방 증가로 비만 세포 수가 많아지면서 몸속의 다양한 호르몬과 신호 체계가 교란된다. 이때 혈전이 생기기 쉽고 전신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온몸의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동맥 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혈압이 오르고 혈액 순환이 방해되면 두통, 가슴 통증, 손발 저림, 발기부전 등의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췌장에서 분비되어 혈당을 낮춰주는 인슐린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해 당뇨병의 원인이 되며, 콜레스테롤 대사에 나쁜 영향을 끼쳐 고지혈증을 발병할 수도 있다.

    이러한 성인병의 3대 요소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은 서로가 악순환을 거치며 같이 나빠진다. 결국은 심장의 관상동맥, 뇌혈관과 같은 생명 유지에 중요한 혈관을 망가뜨리며 심근경색, 심부전, 중풍 등의 심뇌혈관질환을 일으켜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다양한 연구에서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 등 특정 암 및 관절염, 심지어 우울증까지도 비만과의 연관성이 확인되고 있다.

    ◇꾸준한 생활 습관 관리 필요= 적절한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비만으로 인한 건강 문제를 예방하는 데 필수적이다. 체중감량을 목표로 세웠다면 정상적인 식사량(약 2000~2500㎉)에서 500㎉가량(흰 쌀밥 약 1공기 반)을 적게 먹어야 한다.

    특히 과도한 열량을 함유하며 비만에 악영향을 끼치는 대표적인 음식인 설탕, 과당 음료(믹스 커피, 탄산음료, 에너지 드링크, 주스), 정제 탄수화물(흰 쌀밥, 떡, 과자나 빵 등의 흰 밀가루 음식),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고지방 육류, 햄 및 베이컨 등의 가공 육류, 튀김, 패스트푸드)은 최대한 멀리해야 한다. 반면 잡곡 및 현미 등의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과 신선한 과일 및 채소,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등 고른 영양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오랜 시간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생활 습관을 피하고 수시로 걷거나 활동하면서, 여가 시간에 주당 150분 이상의 약간 숨이 차고 땀이 살짝 날 정도로 중등도 강도의 운동을 꾸준히 반복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생활 습관 관리와 함께 체질량지수가 30 이상 또는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비만 관련 질환이 함께 있다면 약물 치료를 해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판되고 있는 대표적인 비만 치료제에는 펜터민-토피라메이트(큐시미아), 펜터민(디에타민), 날트렉손-부프로피온(콘트라브), 로카세린(제니칼), 리라글루타이드(삭센다) 등이 있으며 평균 5~10% 정도의 체중감소 효과가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정식 승인받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 FDA에서 심각한 부작용 없이 15% 정도 체중감소 효과를 보인 세마글루타이드(위고비)라는 비만 치료 주사제가 승인돼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현재 다양한 기전의 비만 치료제들이 연구 개발되고 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모든 약제는 다양한 이상 반응 및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고, 개인마다 잘 맞는 치료제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무분별한 사용 및 남용을 피하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한 후 자신에게 가장 맞는 치료제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체중 감량에 도달했다면 이를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사람의 몸은 체중 감량으로 인해 바뀐 에너지 대사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그동안 이전 체중으로 돌아가려는 요요 현상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이러한 체중 감량과 원복이 반복되는 것을 전문 용어로 ‘체중 사이클링’이라고 표현하는데, 체중 사이클링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심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률이 높아졌다는 연구 보고가 있어 이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체중 사이클링을 막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체중감량 후 적어진 에너지 대사량을 키우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육량과 기초 대사량을 늘려야 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조정환 교수는 “한국 사회의 비만 위험도는 다른 서구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절대 낮지 않으며, 특히 현대 사회에서 빠른 속도로 청년 비만과 이로 인한 질환들이 증가하는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비만 초기에는 불편한 증상이 따로 없어 본인의 건강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자기관리에 소홀하게 되나, 실제 질환이 발생한 뒤에는 후회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해도 이로 인한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이를 예방 및 꾸준한 생활 습관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라고 당부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도움말=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내분비내과 조정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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