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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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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수능 시험지 유출지역은 경남이었다

학생 자백으로 뒤늦게 파악…도교육청 감사 돌입
교육부, 유출 의혹 수사 의뢰에
학생이 담임에 연락하며 드러나

  • 기사입력 : 2021-09-06 15: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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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시험지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경남도교육청이 감사에 나섰다. 시험지 유출 사실은 해당 학생이 담임에 연락해 자백하면서 드러난 것으로 학교의 시험지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경남도교육청은 6일 오후 본청 브리핑룸에서 최근 모의평가 시험지 유출 의혹과 관련해 도내 모 고등학생이 시험지를 불법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 전경
    경남도교육청 전경

    ◇학생 자백으로 해당 학교 파악돼= 지난 3일 교육부는 9월 수능 모의평가 시험지 유출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정 조처하겠다면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어느 지역인지는 파악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날 경남교육청은 A학생의 자백을 토대로 시험지 유출 경위를 발표했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모 고교 3학년인 A학생은 지난 1일 모의평가를 앞둔 지난달 31일 밤 10시께 학교 진학상담실에서 시험지를 불법 촬영했다. A학생은 이날 자신의 아이패드 펜슬을 교실에 놓고 간 것을 찾기 위해 저녁 늦게 학교 건물 창문을 통해 실내로 들어갔다. 이 학생은 물건을 찾아 나오는 길에 우산을 가지러 진학상담실에 들렀고 우연히 놓여있는 시험지를 발견했다. A학생은 봉인을 뜯어 4교시 사회탐구영역 세계지리 문제지를 휴대폰으로 촬영한 후, 다시 봉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생은 시험일인 이튿날 새벽 또는 오전에 익명으로 대화가 가능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과외공부 신청을 받고 있는 대학생 B씨에게 문제풀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 당일 사회탐구 영역의 문제지 배부시간은 오후 3시 25분이었다.

    대학생 B씨는 “오픈 채팅방에서 본인을 고등학교 3학년이라고 소개한 사람에게서 세계지리 시험지를 받았으며, 문제풀이를 요청받았으나 거절했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제기했고 교육부는 이 같은 모의평가 시험지 유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정 조처하겠다면서 지난 3일 수사를 의뢰했다. 이 학생은 수시전형을 앞두고 학교장 추천 전형에 들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교육청은 “교육부의 수사 의뢰 등 관련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4일 아침에 학생 스스로 자신의 소행이 보도된 것 같다고 담임에게 연락했다”며 “수시 전형은 12~14일인데 모의평가 성적 발표는 이달 말로 시험 성적에 따른 이득은 없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관리 부실 의문점=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당장 수시 전형에 영향이 없다고 하더라도 매년 전국적으로 치러지는데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척도가 되어온 만큼 교육계는 이번 시험지 유출을 중대한 사태로 보고 있다. 교육부가 수사의뢰까지 했지만 익명 대화방으로 시험지 유출이 알려지면서 수사는 장기화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A학생의 자백으로 시험지 유출 학교가 관계기관에 드러나게 됐다.

    특히 해당 학교는 A학생이 담임에게 먼저 연락하기 전까지 시험지 유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관리 부실에 많은 의문이 남는다.

    모의평가 시험지는 교무실에 있는 평가관리실에 이중 잠금장치로 보관해야 하는데도 왜 진학 상담실에 놓여 있었는지, 봉인을 뜯었다 다시 붙였는데도 학교 측에서 왜 이를 인지하지 못했는지는 여전히 파악되지 않았다.

    해당 학교가 시험지 관리를 허술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자체 감사에 착수한 도교육청은 세계지리 시험지 외에 유출된 시험지가 더 있었는지, A학생과 시험지를 공유한 학생이 더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또 해당 학교에서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이전에도 유사한 문제점들이 있었는지를 파악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의뢰에 따른 경찰 수사와 함께 자체 감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 중이다”며 “감사 결과에 따라 학교 책임자를 엄중 문책하고 학교 보안시설 점검 및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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