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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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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우조선 매각 재검토 의견에도 귀 기울여야

  • 기사입력 : 2021-09-15 2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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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거제의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려는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각계의 의견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19년 초 산업은행의 갑작스러운 대우해양조선의 매각 발표는 당시 올 것이 왔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도 사실이었다. 발표 직후부터 거제를 중심으로 일어난 매각 반대 운동도 약간의 저항 정도로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나 천막 농성과 11만여 시민의 매각 철회 서명, 거제~통영~고성~함안~김해~양산~부산~창원으로 이어진 도보 투쟁 등 해를 넘겨 계속되는 매각 철회나 재검토 의견을 살펴볼 때 이 사안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충분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

    매각 재검토 의견은 그간 대우조선해양이 구축한 위상에서 출발한다. 잘 알다시피 대우조선해양은 경남과 거제 등에 1200여개의 협력사 및 기자재업체와 산업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수십만명을 고용했고 고부가가치도 창출했다.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세계 수준에 올려놓은 역할도 했다. 더구나 25만명의 거제시민과 320만 경남도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재검토 요구는 그간 보도된 바와 같이 ‘대우조선해양이 매수자인 현대중공업의 산하에서도 과연 지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직결된다. 정부는 현대중공업으로 매각할 경우 이런 우려가 불식될 수 있을지를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 것이다.

    EU가 승인 조건으로 제시한 LNG선 독과점 해소 문제도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재검토 요건이다. 결국 이 문제는 LNG선 세계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게 될 것이다. 즉, 수주 제한과 사업 축소, 설비 감축, 인원 구조조정, 기술력 해외 이전 등을 수반할 수밖에 없어 대우조선해양을 쪼그라들게 하는 조건이다. 이게 현실화한다면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거제에서 밝힌 ‘K-조선 비전’은 결코 이뤄질 수 없는 공언에 그칠 수도 있는 일이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15일 문 대통령에게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재검토를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정부는 변 시장의 서한은 물론,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는 매각 재검토 요구를 신중하게 검토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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