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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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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반려견 느는데 보호시설 ‘한계’

추석 등 연휴기간에 유기동물 급증
갓난 강아지 상자 담아 버린 경우도
고성유기동물보호소 198마리 입소

  • 기사입력 : 2021-09-26 21: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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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4일 고성군 유기동물보호소.

    이곳에는 8칸으로 나뉜 견사가 마련돼 있었고 견사 1칸당 적게는 3~4마리, 많게는 7~8마리가 관리되고 있었다. 소형견의 경우 견사가 모자라 별도로 마련한 케이지에 있는 유기견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현재 보호소에 입소한 유기견들은 모두 198마리. 330여㎡(약 100평) 규모의 창고 건물을 활용한 이 보호소는 원래 100여 마리가 한계지만 새 주인을 찾아 분양되는 개체들보다 버려지는 유기견들이 많아지면서 지금은 관리 한계를 2배 가까이 초과한 상태다.

    고성군 유기동물보호소에서 관리되고 있는 유기견들의 모습. 동물단체와 함께 입양자를 찾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다.
    고성군 유기동물보호소에서 관리되고 있는 유기견들의 모습. 동물단체와 함께 입양자를 찾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다.

    유기동물보호소를 담당하고 있는 정민정 주무관은 “3명의 직원이 고용돼 번갈아 가며 사료를 주고 견사를 청소하는 등 관리하고 있지만 임시로 마련된 시설인데다 지속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나면서 관리가 한계에 부딪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성군은 원래 민간에 위탁 운영하던 유기동물보호소를 지난해 9월 10일부터 직영하고 있다.

    지역의 한 동물병원에 위탁해 관리하는 유기동물보호소가 축사 한편에 열악한 상태로 관리되고 있다는 한 동물보호단체의 고발 이후 고성군은 즉시 위탁운영 계약을 취소하고 농업기술센터의 한 창고 건물을 비워 임시보호소를 마련, 직접 운영했다.

    고성군 유기동물보호소 내부 모습. 적정 관리 개체수의 2배를 초과하면서 소형견들은 별도의 케이지에 2층으로 쌓아 관리하고 있다.
    고성군 유기동물보호소 내부 모습. 적정 관리 개체수의 2배를 초과하면서 소형견들은 별도의 케이지에 2층으로 쌓아 관리하고 있다.

    직영 이후 고성군의 유기동물보호소는 전국 최하위 입양률을 가진 보호소에서 도내 입양률 1위 보호소로 탈바꿈했다. 직영 전 86.7%였던 안락사 비율도 1.6%로 크게 낮췄다. 안락사는 질병으로 치료가 어렵거나 다른 동물에게 전염될 우려가 있는 개체에 한해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유기동물을 분양해 키우려는 수요는 적은 반면 유기견 신고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보호소에 입소한 유기동물은 481마리에 이르지만 새 주인을 찾아 입양된 개체는 285마리가 전부다.

    특히 휴가와 명절 등 연휴 기간에는 장기간 집을 비우는 가정이 많아 유기동물이 늘어나고 있다.

    정 주무관은 “이번에도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23일, 14마리의 유기견들이 한꺼번에 입소하면서 198마리로 늘었다”며 “이 가운데 11마리는 태어난 강아지를 상자에 담아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안락사 제로를 위해 노력했지만, 관리 개체 수가 늘어나면 조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안락사 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영훈 고성군 농업기술센터 축산과 주무관은 “동물보호단체와 손잡고 SNS 등에 유기동물의 상태와 사진 등을 올리며 입양자를 찾고 있지만 새 주인 찾기는 쉽지 않다”며 “유기동물 급증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지 않도록 입양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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