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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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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대형 플랫폼업체와 지역경제-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1-10-11 20:2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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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지난 6월 도내 부동산 중개업계가 대형 부동산 플랫폼업체인 직방이 부동산 매매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자 크게 반발을 보인 바 있다.

    그동안 직방이 공인중개사로 부터 매물광고를 받아 수익을 얻는 플랫폼업체로 성장했지만, 이제는 정보 제공을 넘어 직접 중개 서비스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골목상권 침해와 시장 지배적인 독점지위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플랫폼에 예속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2. 지난 8월 경남은행 등 6개 지방은행 노동조합은 정부의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전금법 개정안은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들에게 은행처럼 계좌개설권을 부여하는 종합지급결제업 신설을 포함하고 있다.

    이들 노조는 “전금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처리될 경우 지역 자금이 대형 플랫폼으로 이탈하고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은 지역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능력을 악화시켜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그 피해가 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도 미국, 중국 등과 마찬가지로 대형 플랫폼 기업들의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많은 사용자와 높은 인지도를 가진 플랫폼 기업들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빠른 시간 안에 사업을 확장, 시장 지배력을 키워 수수료를 인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들이 이런 방식으로 소상공인들의 업종까지 뛰어들면서 골목상권 침해 여부로 관련 업계와의 마찰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T 택시의 스마트호출 기능이 국민들의 반발을 사자 폐지를 발표했다. 스마트 호출은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를 매칭해주는 유료 서비스로, 기존에는 주간 1000원, 심야 2000원으로 요금이 부과됐지만, 지난 8월부터 0원~5000원의 탄력 요금제가 적용되면서 요금 인상으로 받아들여진 바 있다. 카카오는 이 사건을 계기로 기업을 대상으로 꽃, 간식, 샐러드 등을 배달하는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국내 1위 여행·숙박 플랫폼 야놀자도 이달부터 제휴 숙박업소에 예약 취소 수수료를 부과하려고 하면서 전국 숙박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쿠팡과 배달의민족도 마찬가지다. 편의점주, 마트주 등 소상공인단체 11개가 뭉친 ‘쿠팡 시장침탈 저지 전국 자영업 비상대책위원회’는 “플랫폼 업체들도 대형마트에 적용되는 의무 휴업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준하는 규제 대상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쿠팡과 배민이 운영하는 ‘퀵커머스’(즉시 배달) 서비스와 식자재 납품,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과 같은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의 취급 품목이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대부분 겹친다며 우선 규제 대상으로 지목했다.

    문제는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이어 대형 플랫폼업체들의 골목상권 진출로 소상공인들의 타격은 물론이고 이들이 대부분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어 지방은행 노조의 전금법 개정 반대처럼 결국 지역경제에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국회에서도 현재 다뤄지고 있는 대형 플랫폼 규제에서 이런 점을 충분히 반영해 입법화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자체에서도 대형 플랫폼에 대응해 지역경제의 생존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해 줬으면 좋겠다.

    이명용(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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