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12월 03일 (금)
전체메뉴

[주말 ON- 뭐하꼬] 창원 ‘행복의창 산책로’ 나들이

이 길로 通할까, 그 시절 ‘꽃대궐’
동요 ‘고향의 봄’ 창작 배경 창원 천주산 아래 의창동 일원
경전선 폐철도 부지 활용 소답동·동읍 용강리 연결 산책로

  • 기사입력 : 2021-10-14 21:04:30
  •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우리네 동요 ‘고향의 봄’은 창원 천주산 아래 의창동 일원이 창작 배경이 됐다. 아동문학가 이원수(1911~1981) 선생은 창원에서 보낸 유년 시절을 그리워하며 동시를 지었고, 훗날 홍난파 작곡가가 곡으로 붙여 널리 사람들에게 불린 것이다. 선생은 그 시절에 살던 동네를 ‘작고 초라한 성문 밖 개울, 서당 마을의 꽃들, 냇가의 수양버들, 남쪽 들판의 푸른 보리…. 그런 것들이 그립고 놀던 때가 한없이 즐거웠던 곳’으로 기억했다.

    행복의창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소답동과 동읍 용강리를 잇는 행복터널을 만나게 된다./성승건 기자/
    행복의창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소답동과 동읍 용강리를 잇는 행복터널을 만나게 된다./성승건 기자/

    1926년 동시가 발표된 뒤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그 고향은 어느새 구도심으로 낙후돼 버렸다. 그리고 현재 일대는 ‘꽃대궐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한 도시재생이 한창이다. 도시재생은 고향이 그리운 사람들과 지금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행운이 될 수 있다. 공동체가 함께 쇠퇴한 도시에 꽃을 심고, 정성스레 가꿔 숨결을 불어넣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번에는 도시의 숨은 이야기를 따라 사람들의 손에 재탄생한 산책로로 떠나본다.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 행복의창 산책로는 최근 도시재생사업을 마치고 숨은 명소로 떠올랐다. 산책로는 특이하게 도심을 갈라놓았던 경전선 폐철도 부지를 활용해 의창구 소답동과 동읍 용강리를 연결하고 있다. 출발점은 창원향교 주차장 부근이다. 애초 도심지 뒷길로 난 폐철도를 재보수한 산책로이기 때문에 시끌벅적한 도시를 등지고 전혀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도 선사한다. 이 시기 무렵에는 깊어가는 가을 정취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길 초입부터 주변은 온통 나비들이 날아다녀 길을 이끈다. 산책로 코스에서 먼저 ‘플라워랜드’와 ‘빛의 터널’을 만날 수 있다.

    행복의창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소답동과 동읍 용강리를 잇는 행복터널을 만나게 된다./성승건 기자/
    행복의창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소답동과 동읍 용강리를 잇는 행복터널을 만나게 된다./성승건 기자/

    플라워랜드는 주변에 꽃을 심어둔 구간이고 빛의 터널은 밤이면 조명이 켜지는 자그마한 시설물을 설치한 것이다. 개수대를 지나 놀이터도 있어 아이들이 실컷 뛰어놀고 있다. 길이 평평해서 유모차를 끌고 나온 이들부터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산책을 나온 가족들도 보인다.

    길 중간중간 폐철도를 모두 없앤 것이 아니라 일부를 남겨둔 덕에 사람들은 추억을 음미하며 사진도 한 장 남길 수 있다. 또 허리 돌리기 등 운동은 필수, 어르신들을 위한 갖가지 운동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끝으로 대망의 행복터널을 만날 수 있다.

    폐터널은 소답동과 동읍 용강리 주민들이 왕래하며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역할을 한다. 이곳에는 경관 조명을 설치해 터널 내부가 형형색색으로 변한다. 또 바닥에 갖가지 꽃 모양 조명을 비춰 터널 내부를 화사하게 밝히고 있다. 터널의 길이는 438m다.

    전체 산책로는 왕복 2.46㎞ 거리로 천천히 걸으면 1시간은 잡아야 한다. 다만 자전거 및 전동기기 출입과 애완견과 동반 산책은 자제가 당부된다. 터널 내부는 CCTV통합관제센터에서 24시간 실시간 관제된다.


    ★주변 가볼 만한 곳


    △김종영 생가(창원시 의창구 의안로44번길 33)

    김종영은 한국 현대 추상조각의 선구자로 불린다. 해방 후 한국 조각이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정체돼 있을 때 그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만들어 나갔다. 이른바 ‘불각’을 추구하며 재료의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생전 조각 300여점, 드로잉 3000여점, 서예작품 1000여점을 남겼다. 그의 생가는 아동문학가 이원수에게도 영감을 줬는데, ‘고향의 봄’에 나오는 ‘울긋불긋 꽃대궐’이 바로 이곳이다.


    △고향의봄도서관, 이원수문학관(의창구 평산로135번길 32)

    이 도서관의 명칭은 이원수의 동시 ‘고향의 봄’을 따서 지었다. 동원홀의 명칭도 그의 호에서 가져왔다. 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대략 16만5000여권이 넘는 도서를 보유 중이다. 건물 지하 1층에 90석의 객석을 갖춘 동원홀과 이원수문학관이 있다. 이원수 선생이 일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을 기념하며 선생의 작품과 문학 업적을 알리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창원향교(의창구 의안로59번길 6)

    이원수는 양산에서 태어난 뒤 10개월이 되던 1912년 창원 의창동(당시 창원읍)으로 이사를 와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5세 전후 서당에 다녔다고 알려졌는데, 현재의 창원향교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창원향교는 고려 충렬왕 2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지만 증명할 문헌이 없다. 창원향교는 대성전을 비롯 동·서무가 있고, 대성전 전면에 학업 공간인 명륜당과 동·서재 등이 있다. 1974년 12월 대성전이 경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행복의창 커뮤니티 비지니스센터./경남신문 DB/
    행복의창 커뮤니티 비지니스센터./경남신문 DB/

    △행복의창 커뮤니티 비지니스센터(의창구 천주로36번길 38-1)

    창원시는 의창동을 ‘고향의 봄’으로 다시 찾기 위해 2017년 행복의창만들기 사업 마스터플랜 수립을 시작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4월 지상 3층 연면적 486㎡ 규모로 마을카페, 공방 및 도서관 등으로 구성한 행복의창 커뮤니티 비즈니스센터를 개관했다. 센터는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며 카페 등 수익사업으로 발생하는 수익금 일부는 지역사회에 환원한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재경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