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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책꽂이] 일어날 일은 일어났다 등

  • 기사입력 : 2021-10-22 08: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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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어날 일은 일어났다= 하동 출신의 시인은 2017년 57세의 나이에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인의 문학 자양과 공간은 팔구십년대 민중문학과 노동문학이다. 아픈 역사를 마주한 시로 제2회 부마항쟁문학상 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월의 파도에 일렁이던 시인은 한 권의 책으로 시를 엮었다. 저자는 시인의 말에서 아직 그러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고 있겠다고 썼다. 시인의 첫 시집엔 구절구절 철학적 사유가 담긴 시들이 그득하다. 김한규 지음, 파란, 111쪽, 1만원.


    △장산숲= 고성에서 활동하는 황보정순 소설가가 2018년 소설집 ‘석산’에 이어 다섯 번째 소설집을 펴냈다. 책 제목인 ‘장산숲’은 고성군 마암면 장산리에 위치한 숲으로, 빼어난 풍광 덕에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모았다. 소설 속 주인공은 선원으로 일하다 농사를 짓는 중이다. 정신병을 앓는 아내로 인해 마음은 황량하기만 하다. 장산숲을 배경으로 농촌 소시민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주인공을 통해 우리 위치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소설이다. 황보정순 지음, 창연, 245쪽, 1만3000원.


    △감사하고 싶은 날= 중등교사로 재직 중인 시인이 세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경남문학 우수작품집상과 유등문학상을 받은 시인은 중견문인으로 지역 문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도발적이면서 시간에 관한 독특한 개성을 보이는 형식으로 구상하고 있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다. 시인의 변화된 시세계를 엿볼 수 있다. 권온 문학평론가는 “변화를 멈출 수 없는 삶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작품들로 시인의 개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창하 지음, 황금알, 134쪽, 1만원.


    △거울 앞에서= 첫돌도 되기 전 빨래터에서 미끄러져 크게 다친 시인이 삶의 흔적을 남긴 시를 모아 시집을 냈다. 시인은 머릿말에서 “많이 아프고 냉소적이고 눈물이 잦은 소녀로 자라 글을 깨우치게 됐을 때부터 악착같이 글을 읽으며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인은 과자 ‘웨하스’처럼 연약한 일상이 바스라지지 않도록 계속해 눈길과 손길과 발품이 필요했다. 노동의 틈에서 시를 엮어낸 시인의 삶을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하미애 지음, 한국문연, 111쪽, 1만원.


    △1인가구 특별동거법= 2019년 심훈문학상을 받은 이재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현대 사회가 야기하는 인간 보편의 문제들(생계, 결핍, 고독)에 심도 있게 접근하면서 짧은 소설이 가진 특유의 속도감, 실험성, 자유로움을 십분 발휘한다. 표제작은 주택 대란을 잠재우겠다는 목적으로 1인가구에게 강제로 동거인을 들이게 하는 내용의 표제작은 작중 화자(‘여자’)가 동거인을 맞기 위해 면접을 하는 상황이 그려진다. 고독을 받아들이라는 시대의 강요가 얼마나 불평등한 것이었는지 깨달으면서 어쩌면 다른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문하게 된다. 이재은 지음, 걷는사람, 253쪽, 1만2000원.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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