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2년 10월 06일 (목)
전체메뉴

[인간과 환경 시즌3] (7) 우리 곁으로 돌아온 따오기

창녕서 시작된 ‘따옥 소리’ 이제 함안·창원서도 들려요

  • 기사입력 : 2021-10-31 21:27:39
  •   
  • 문화재청, 경남도, 창녕군이 지난 10월 14일 우포늪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인공증식한 따오기 40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해 이번이 4번째 자연 방사다. 방사장을 벗어난 따오기들은 복원센터 주변을 맴돌다 각각 흩어졌다. 4차례에 걸쳐 창녕군이 날려 보낸 따오기는 120마리. 이렇게 시도한 야생 방사가 3년을 넘기면서 결실을 보고 있다. 방사한 암수가 자연환경 속에서 짝을 맺어 따오기 2마리가 탄생한 것이다. 지난 2019년 자연으로 돌아가 창녕군 이방면 모곡마을 인근에 둥지를 튼 2016년생 동갑내기 따오기 암수가 2021년 4월 번식에 성공했다. 암컷 따오기가 낳은 알에서 새끼 두 마리가 모두 무사히 부화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따오기 복원센터에서 고생해온 담당 공무원들은 더 큰 희망을 갖게 됐다.

    복원센터 관람케이지에서 따오기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경남신문DB/
    복원센터 관람케이지에서 따오기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경남신문DB/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따오기=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된 ‘따오기’는 황새목 저어새과의 중형 물새로 매년 11월에서 3월 사이 한국을 찾아와 겨울을 나는 철새다. 따오기는 동북아시아(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 대만) 일대에 분포하는 조류로 얕은 습지, 논, 얕은 하천, 산간 계곡에서 먹이활동을 한다. 특히 인가가 인접한 산림의 가장자리 나무에서 휴식하고, 둥지를 틀고 서식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1950년대부터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한국에서는 1979년 판문점 일대에서 마지막 1개체가 관찰된 후 멸종했다.

    따오기는 계절에 따라 이동하던 철새로, 한국에서는 이북지역에서 번식하고, 남부지역에서 월동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에서 번식한 따오기가 한반도 이남 또는 한국을 거쳐 일본, 대만으로 이동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한국은 따오기에게 중요한 서식지였으며, 이동경로상의 중간 기착지로 한국의 서식지 파괴는 따오기 개체군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따오기 멸종원인을 두고 학자들은 광범위한 지역에 걸친 서식지 파괴로 채식지(먹이터)와 영소지(휴식처, 잠자리)의 소실된 점과 사람들이 식량 및 생활필수품(이불, 베개) 등의 목적으로 많은 수의 따오기를 무분별하게 남획한 것을 들고 있다. 또 역사적·사회적 원인으로는 1950~1953년까지 한국전쟁 발발로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반도 전역의 따오기 서식지가 광범위하게 파괴되었고, 그 결과 개체수 감소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한국전쟁 이후 도입된 화학적 영농법(DDT)의 영향으로 서식지 파괴가 가속화되었고, 멸종 위기에 처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식지 파괴·무분별 남획 등으로
    개체수 급감하며 1979년 이후 멸종
    2008년 중국서 따오기 한 쌍 들여와
    창녕 우포따오기센터서 복원 시작

    2019년 40마리 첫 자연방사 후
    3년 동안 4차례 120마리 야생 방사
    올 4월엔 방사 따오기 첫 자연부화
    창원·함안·강원 영월서도 관찰

    향후 3년간 봄·가을 2회 야생방사
    서식지 조성사업 지속 추진하고
    생태교육·홍보 강화·기념품 제작도
    지역사회 이해와 관심 필요

    ◇우포늪과 천생연분, 따오기 복원사업= 우포늪은 겨울철새의 대단위 월동지이자 천혜의 자연 생태계를 간직한 람사르 습지로 故김수일 교수(한국교원대, 황새복원사업 최초 시작)와 이인식 선생(NGO)이 따오기 복원의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부각됐다. 2008년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우호적 교류를 위해 정상회담 의제에 한국의 따오기 도입내용이 논의됐지만, 최종 의제에서는 누락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 후진타오 前주석이 의제에 포함되었던 내용을 기억하고 정상회담 당시 이명박 前대통령에게 따오기를 선물로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따오기 복원사업이 첫발을 뗏다. 한-중 우호의 외교적 결실과 경상남도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 당사국 총회를 계기로 중국 섬서성 한중시 양현의 따오기 1쌍(양저우-수컷, 룽팅-암컷)이 지난 2008년 10월 17일 한국에 들어왔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AI(조류인플루엔자) 유행으로 복원사업에 위기도 있었다. 지난 2014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의 국내 발생과 확산으로 우포따오기의 안전확보와 원활한 복원사업 추진을 위해 담당 공무원들은 자진해서 비상합숙근무를 실시해 외부인과의 접촉을 금지하고, 퇴근없이 전 직원이 사무실에서 약 2개월가량 생활하면서 명절도 없이 차단방역 활동과 사육 업무를 추진했다.

    자연 방사된 따오기./창녕군/
    자연 방사된 따오기./창녕군/

    ◇따오기 복원사업의 성공= 지난 2016~2017년까지 따오기 사육, 증식을 통해 개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따오기 야생방사의 기반을 마련하고, 자연 방사 추진을 시작했다. 따오기 야생방사 후 국민의 호응과 함께 순조로운 자연정착을 유도하고자 제1회 따오기 야생방사 행사에 대통령의 참석을 추진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이에 정부와 경남도, 창녕군은 2019년 5월 22일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생물다양성의 날 기념식 및 제1회 따오기 야생방사 행사’를 열고, 40마리의 따오기를 방사했다. 1979년 후 종적을 감추고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았던 따오기가 자취를 감춘 지 40년 만에 우리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2019년 1회 야생방사 후, 2020년 1월에는 코로나19의 발생으로 자칫 방사를 하지 못할 상황까지 갔지만 생존하고 있는 개체들과 교감 등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방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제2회 방사도 2020년 5월에 추진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21년 4월, 자연부화를 통해 야생에서 처음으로 따오기가 탄생하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최근 몇몇 따오기는 300㎞나 떨어진 강원도 영월군과 수십㎞ 떨어진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과 함안군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특히 마산회원구 내서읍에서 발견된 사례를 보면 따오기가 도심 하천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 방사한 따오기들이 대체적으로 환경에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창녕 우포따오기복원센터./경남신문DB/
    창녕 우포따오기복원센터./경남신문DB/

    ◇서식지 환경조성 위한 노력= 복원센터 관계자들은 지난 2012년 따오기 서식지를 만드는 시범사업을 계획, 복원센터 인근 농경지 약 0.4㏊를 무논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 지역이 습지보호지역에 편입돼 있어 서식지 조성을 위해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허가가 필요했지만 낙동강청의 불허 및 보완통지로 인해, 업무 당사자 간에 감정싸움으로 비화했다. 따오기의 야생방사를 하지 못하면 복원사업 자체가 의미가 없기 때문에 결국 감정이 폭발해 “백숙 해먹으란 말이냐”라고 반발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전했다. 따오기 서식지 조성 시범사업을 통해 우포늪 일대 습지보호지역 내 국유지를 대상으로 서식지를 확대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따오기 복원사업에 주민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각 마을단위로 위탁관리도 추진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서식지 조성사업에 당초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당시 유어면 세진마을의 마을운영위 도움으로 서식지 확대사업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야생에서 첫 부화한 우포 따오기 사진./창녕군/
    야생에서 첫 부화한 우포 따오기 사진./창녕군/

    ◇우포따오기, 지속적 관심 중요= 창녕군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최근 제4회 따오기 야생방사를 통해 가을방사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향후 3년간 봄철과 가을철 연 2회 야생방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야생에 서식하고 있는 따오기 개체군의 연령, 성비, 번식쌍 현황들을 확인해 방사 개체 구성을 진행한다. 또 따오기 모니터링 결과를 반영해 방사개체가 자주 이용하는 지역을 서식지 조성 우선지역으로 선정하고, 번식기 둥지 인근 지역 등 생활주기에 맞는 서식지를 발굴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 창녕군 관내를 비롯해 따오기가 분산 이동해 가는 지역까지 마을 단위 또는 인근 학교단위로 홍보 및 교육을 추진하고, 따오기 관련 생태·형태 등의 내용을 교과서에 포함할 수 있도록 경남도교육청과 추진할 계획이다. 따오기 캐릭터를 활용한 기념품과 따오기 상표를 통한 지역경제 부가가치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우포따오기과 김성진 주무관은 “따오기 개체군의 장기적 보호를 위해 지역사회가 종 복원프로그램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지원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중요하다”며 “주변에 서식하고 있는 따오기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민영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