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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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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산청 덕산곶감- 박우식(산청행복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1-11-07 1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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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곶감은 명절이나 제사 때 꼭 필요한 과일 중 하나로 장기간 저장이 가능하며 건시라고도 부른다. 곶감은 그대로 먹기도 하고 호두나 잣, 다른 견과를 넣어 곶감 쌈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또한 수정과의 주원료로 사용돼 달콤한 맛의 진수를 보여준다.

    명절 때에는 제사상 맨 뒷줄에 대추 밤 다음으로 곶감이나 감(홍시)을 올리기도 한다.

    대체로 씨가 6개여서 6도 관찰사를 희망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고 한다.

    곶감은 스코플레틴 성분이 함유되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혈액순환에 효과적이며 칼륨성분은 나트륨 농도를 낮추어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허한 몸을 보하고 위장을 든든하게 하며 체한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동의보감에 기록되어 있다.

    또한 건조과정에서 생기는 하얀 가루에는 만니트라는 성분이 풍부해 기관지와 폐를 도우며, 다량의 비타민은 면역력을 높여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어느 시인(노란보석)은 ‘첫서리 하얗게 내리던 가을날/ 하늘에서 땅으로 끌려 내려와// 껍질 도려내는 아픔 감내하고/ 민망하게 속살 다 드러내면서//죄인처럼 동료와 줄줄이 엮여/ 시렁에 매달려 백일을 버텼다/ (중략)/ 치열하게 도 닦으며 숙성되니/ 응축된 향기는 품격을 더하고// 천상 최고의 단맛으로 승화해/ 둥근 몸매로 예쁘게 다듬어서// 새하얀 분가루까지 피어 올려/ 호랑이도 무서운 물건이 되다’ 라며 덕산 곶감을 찬사하기도 한다.

    원료감인 고종시는 지리산 자락 덕산에서 고려시대부터 재배된 곶감을 고종황제에게 진상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리산의 차가운 기류가 덕천강을 따라 밤에는 얼고 낮에는 녹는 현상이 반복되는 특수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천연당도가 증가돼 맛 좋고 질 좋은 곶감으로 변한다.

    10월 말부터 감을 따기 시작해 11월 중에 박피하여 줄로 엮어서 시렁에서 말린다. 요즘에는 박피기로 껍질을 깎은 다음 현대식 곶감 건조장에 넣어 말리는 작업을 한다. 건조대 세로기둥 좌우에 한 개씩 매단 행거를 어긋나게 매달아 열십자로 다섯 개씩 양쪽 열 개가 되는데 건조대 높이에 따라 다섯 내지 열 개씩 매달면 완성된다.

    감을 매단 후 약 35일 내지 40일 동안 건조한다. 크기에 따라 채반에 정렬해 하루 정도 지나고 둥글게 모양을 잡아서 다시 가지런히 놓고 다음 건조장에서 2∼3일 정도 말린 후 주물러서 이틀을 말리면 85% 정도의 수분이 빠진 건시곶감이 된다.

    요즘도 겨울철 집집마다 시렁을 매고 곶감 말리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 가을 민족의 영산 지리산 어귀에서 벌거벗은 채 시렁에 주렁주렁 매달려 익어가는 감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다.

    박우식(산청행복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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