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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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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일상 회복을 기다리며- 김남식(마산대 치기공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11-29 20: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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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한 해도 한 달 남았다. 세월이 참 빠르다고 느낀다. 작년 초 감염병의 유행으로 전 세계가 팬데믹에 노출되었고 아직도 진행 중이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나라는 단계적 일상 회복 중이라는 기사와 함께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한다는 뉴스를 같이 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1월 1일 월요일 오전 5시부터 단계적 일상을 회복하는 중이다. 사적 모임은 백신 접종 구분 없이 수도권 10명, 비 수도권 12명까지 가능하고 식당과 카페에 비 접종자는 4인까지 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예전과 달리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다소 많아졌다고 느낄 정도로 붐빈다. 성인 대부분이 접종 완료자이기에 따지고 보면 인원 제한이 큰 폭으로 완화된 것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4주가 지난 지금 위중증 환자는 우리가 포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나들고 감염자 수도 매일 4000명 내외를 오르내리고 있다. 일상 회복을 바라고 기다리는 우리 모두를 긴장하게 하는 수치들이다.

    우리는 나를 믿고 너를 신뢰하며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있다. 2년 여 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백신 접종 등 국민 모두가 겪고 있는 사회적 피로감이 상당하다. 작년 2020년에 학교를 입학한 초·중·고·대학생 새내기들은 입학 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어 서로의 얼굴을 완전히 인지하지 못한다. 학교에 있는 필자도 20학번과 21학번 학생들의 얼굴을 완전히 알지 못한다.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학교에 입학했기 때문에 만일 마스크를 벗고 마주친다면 모르는 사람으로 알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한 번은 교내에서 학생이 “교수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데 습관적으로 “안녕하세요”로 답을 하고 혼자 곰곰이 누군지 몰라 생각에 잠겨 있는 적도 있었다. 이대로 마스크를 계속 쓰고 생활하는 것이 지속되고 20학번과 21학번 학생들이 졸업한다면 일상으로 돌아가 마스크를 벗고 대면했을 때 민망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지금의 코로나19 일상이 지속될까 두렵다. 언젠가 우리 모두가 지금의 시련을 극복하고 이겨내겠지만 그 시기가 언제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여러모로 힘든 시기다. 자영업자의 경제적, 심리적 고통은 극에 달해 있다. 주변 지인의 가족 부고 소식을 듣고도 서로에게 누가 될까 봐 찾아봐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너와 나를 믿지 않았다면 견디기 힘들 시절이다.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올해 초 2월부터 잡음이 많았다.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과 가짜 뉴스가 재확산되면서 백신 접종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일이 빈번하였다. 주변 지인이 백신을 접종하고 많이 아프다는 소식을 접한다. 1차 접종이 더 아팠다거나 2차에 심하게 몸살이 걸려 며칠을 쉬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백신 접종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큰 두려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2021년 11월 27일 현재 전국 완전 접종률이 79.6%를 기록하고 있다. 약 10개월여 만에 국민의 80%가량이 백신을 접종한 셈이다. 질병관리청에 대한 믿음과 신뢰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그러한 신뢰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질병관리청에서 매일 비슷한 시간에 제공하는 ‘실시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현황’이 우리 눈과 귀에 들어왔고 정보에 대한 믿음이 바탕이 되어 지금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된다. 투명하게 제공되는 실시간 정보가 우리의 마음과 몸을 움직였다. 포털 사이트에서 한국 사회 신뢰도란 키워드를 검색해 보면 가족에 대한 믿음과 신망은 높은 반면 타인에 대한 신뢰도는 낮고 개인 서로 간에게 경계심을 보이나 사회 공동체에 대한 신뢰는 높게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신뢰는 불신과 경계로 재생산되는 사회적 자본의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사회 공동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촉매제다. 이처럼 신뢰는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우리는 서로를 굳게 믿고 격려하며, 평온한 일상이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김남식(마산대 치기공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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