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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0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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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나도 팽이고 싶네- 전문수

  • 기사입력 : 2021-12-09 08: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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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팽이가 누워 있다

    아무도 팽이

    마음을 몰라서다


    마음이 즐거워야

    벌떡 일어서

    신나게 도는 팽이


    아무 걱정 없이

    몸도 마음이

    함께 서서 꿈꾸듯 도는 팽이


    나도

    늘 벌떡 일어나

    신나게 도는 팽이고 싶네


    ☞사물은 저마다 생겨난 본성이 있는데 팽이는 팽글팽글 도는 것이 그 본성이다. 본성을 지키며 사는 삶이 자연의 이치이니, 팽이가 잘 도는 것은 아름답고 순수한 삶 자체이다. 그래서 신나게 도는 팽이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마음을 닮았다.

    제 마음을 몰라줄 땐 누워 있다가 마음이 즐거우면 벌떡 일어나서 도는 팽이. 근심 걱정은 밖으로 날려버리고 기쁨만 휘감아 팽이는 꿈꾸듯 돌고 돈다. 팽이가 돌아갈 때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원심력과 중심축을 중심으로 평형을 유지하려는 구심력이 균형을 이룬다. 지구가 돌고 태양계가 유지되는 데도 이 구심력과 원심력이 작용한다. 사람도 즐거운 마음이 몸과 하나 될 때 팽이처럼 균형을 유지하며 신나게 움직일 수 있다.

    핑핑 돈다고 해서 ‘핑이’라고 부르다가 19세기 이후부터 팽이라고 하였다. 팽이는 기원전부터 아이들의 장난감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 때 팽이를 일본에 전해주었다는 기록이 있다. 추운 겨울날 신나게 팽이를 쳤던 어른들의 추억에 이토록 긴 역사가 있을 줄이야.

    이 작품은 원로 시인의 동시집 ‘천심(天心)’에 실려 있다. 시인은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동심이 곧 천심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연에서 시인은 벌떡 일어나 신나게 도는 팽이고 싶어하는 아이이다. 어른들이 돌아가고 싶은 고향은 결국 동심이다. 올겨울, 아이와 함께 팽이를 돌리면서 눈처럼 하얘지고 얼음처럼 맑아졌으면.

    김문주(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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