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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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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는 몇 살까지 살까?- 정연태(정연태이름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1-12-14 20: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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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겠소?”

    “에이,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사주명리를 꽤 뚫고 있다면서 그것도 모르다니… 돌팔이네.”

    대학 총장 마치고 지금은 그 대학 박물관장으로 계시는 석초 오식완 선생님과의 대화다.

    “선생 내가 가장 아쉬운 건 지난 10년이야. 10년만 더 젊었다면 해 보고 싶은 것이 참 많은데… 지금의 내 나이가 많이 아쉬워.”

    여든을 넘기셨으니 그럴 만하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 10년 중 7년을 대학 총장 자리에 계셨는데도 아쉬움이 남을까 쉽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런 대화를 10년 전쯤에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누구보다 열심히, 즐겁게 사신 것으로 아는 나로서는 박물관을 나서면서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지난 10년은 괜찮았습니까?” 지금부터 10년이 지나서 이렇게 한번 여쭈어 봐야지. 하하.

    사람은 누구나 지나고 나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 아쉬움을 최소화 하는 것이 우리네 삶의 목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내방자 중에는 평생 돈 걱정하지 않고 살 만큼 벌었다면서 몇 년 전부터 하는 일 없이 지내는 사람이 있다. 좋은 집에서 좋은 차 타고 잘 먹고 잘 살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저 사람은 삶의 목적이 뭘까 라고 생각해 보게 된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요즘에 와서야 참 멋진 명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몇 살까지 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살아있는 동안 그냥 세월만 보내는 성취가 없는 삶은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일 게다. 우리나라 사람이 80세까지 살 수 있는 확률이 30%이고, 90세까지 사는 것은 5%밖에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주변에 80~90세가 넘는 분들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돌아가신 분이 훨씬 많다는 말이다.

    ‘나는 90살 이상 100살까지는 살 거야’라고 생각하신다면 일찌감치 꿈 깨시고 이 세상에 왔으니 지금부터라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 떠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내방자의 질문에 “저는 몇 살까지 살까요?”를 물어오는 경우가 가끔 있다. 사주명리는 길흉화복(吉凶禍福)과 수요장단(壽夭長短)을 점치는 학문이니 몇 살까지는 아니더라도 수명이 긴지, 짧은지 조금은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조물주의 영역을 함부로 떠들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내 대답은 항상 “모릅니다”로 정해져 있다.

    “사과나무를 키우면 제일 소중한 시기가 언제일까요. 열매 맺을 때입니다. 그게 60세부터입니다. 나는 늘 말합니다. 인생의 사회적 가치는 60부터 온다.”- ‘100년을 살아보니’ 저자 김형석

    정연태(정연태이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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