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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기적의 새해를 꿈꾸며- 우영옥(시조시인)

  • 기사입력 : 2021-12-23 19: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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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들 한목소리, ‘빨리 좋아져야 할 텐데, 빨리 종식되어야 할 텐데….’, 코로나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로 기원을 올리고 있는 나날이다. 지난해에 끝나려니 하던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이 팬데믹 상황에, 백신을 맞고 정부 지침에 따라 대처하면서 기다리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모임도, 만남도 절제하며.

    정말 힘겹게 애쓰고 있는 많은 분들, 모두 힘을 내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힘이 나는 기적 같은 일이 두 번이나 있다.

    그 하나는, 창원 모 중학교에서 사흘간 국어 수업을 맡게 된 것이다. 명퇴 후, 다시는 갈 수 없으리라 여겼는데, 이런 꿈같은 일이 생기다니!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첫 발령 때로 돌아간 듯 설레고 기쁘기만 했다.

    처음 들어간 3학년 교실, 남학생들은 마스크로 갑갑할 텐데 의젓하게 잘 견디고 있었다. 안쓰러우면도, 참으로 대견하고 기특했다. 부디 잘 이겨내기를, 건강하게 잘 커가기를 바라며, 미래의 주역들을 만나게 되어 너무나 영광이라는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게다가, 예전 내가 담임한 여학생이 교사가 되어 근무하고 있지 않은가! 그 옛날 추억을 같이 이야기하며 행복한 시간여행을 마치고 왔다. 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고 있으니 앞으로 기적 같이 좋은 일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 믿어 본다. 교단을 지키는 선생님들과, 소중한 우리의 학생들에게 힘찬 응원을 보내며.

    그리고 또 하나는, 학창 시절부터 친구들과 좋아했던, ‘가고파’, ‘목련화’ 등 가곡으로 유명한 양산 출신 성악가 엄정행 선생님과 대담할 일이 생긴 것이다. 1980년대, 그 당시 우리에겐 매우 인기가 높은 우리들의 ‘아이돌’이셨는데, 그 분이 무대에서 내려와 우리 옆에 계시다니. 이런 꿈같은 일이 일어나다니. 용돈을 모아 양판(레코드)을 사서 열심히 들었던 스무 살, 푸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무대 밖 엄 선생님은 따뜻하고 겸손하고, 또 진중한 분이셨다. 운동 선수였지만 음대를 진학, 좌절을 겪고 일어서기까지의 노력, 그리고 정확한 가사 전달을 위해 낱말 하나하나 뜻을 새기며 수도 없이 읽으시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군다나, 그분의 말씀 중, “내년에 퇴직하면 이제 하고 싶은 일을 할 계획”이라고 하신 말씀이 회초리처럼 와 닿았다. 연세가 있으신데도 후진 양성을 위해 이렇게 계획을 세워 열심히 사시는데, 나는 뭐지? 열정적으로 하고 싶은 일은 있나? 나이를 핑계 삼아 움츠리고 숨으려는 나에게 새로운 힘이 된 시간이었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작은 일에도 의미를 붙이며 힘을 내어 살아야 하는구나. 과거가 있어 현재가 있는 것, 현재가 있으니 미래 또한 있는 것. 평범한 이 사실을 다시 새기며, 지난해 수차례 병원에 다녔던 기억들은 올해의 이 일들로 보상 받은 것만 같아 고마울 따름이다. 골짜기가 깊은 만큼 그 산은 크고 높지 않던가. 지금의 힘듦은 다음에 더 큰 기쁨이 올 것이기 때문이라 믿으며, 그 시기는 내년이 되기를 갈망하고 기원해 본다. 이제 내년에는 더 큰 기적을 만나게 되리라고. 곧 새해가 된다. 최고의 기적, 병마를 이겨내는 기적. 몸도 마음도 모두 건강한, 기적의 새해를 꿈꾸며 소망해 본다. 마스크를 벗고, 건강을 회복하여 기운차게 활보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바라는 그런 새해가 되기를! 꼭 되기를!

    우영옥(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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