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심에 오른 작품은 뻥뻥사탕, 도와줘요 전단지맨, 버스정류장 세 편이다.
‘뻥뻥사탕’은 늘 남동생에게 치이던 주인공이 마법의 사탕을 먹고 소원을 이루는 이야기이다. 마법의 사탕 덕분에 주인공이 남동생 편만 드는 할머니에게 거침없이 불만을 털어놓고 화해하는 장면에 재미와 감동이 있다. 그러나 마법 사탕의 등장과 퇴장에 대한 개연성이 부족하고 이런 설정 자체가 기존의 작품들과 유사한 면이 있었다.
소중애
김문주‘도와줘요 전단지맨’은 전단지를 돌리는 할아버지와 개구쟁이들의 이야기이다. 밝고 긍정적인 할아버지는 동화에 등장할 만한 전형적 인물이고, 전단지 덕분에 강아지를 찾게 되는 에피소드도 자연스러웠다. 그러나 이 자연스러움이 지나치게 단편적이고 익숙하여, 동화만의 매력과 감동으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버스정류장’에는 치매 걸린 할머니와 구조조정으로 퇴직한 아버지가 나오는데, 지금 우리 사회의 아픔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듯했다. 집 밖에만 나서면 서울에 가자고 하는 할머니를 모시고 동네 나들이를 가는 주인공의 착한 마음이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할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는 날, 주인공이 그린 버스정류장 그림을 보고 세 번째 정류장이 빠졌다고 말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독자의 마음을 아릿하게 만든다. 내용을 좀 더 긴밀하게 구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으나, 고심 끝에 ‘버스정류장’을 당선작으로 뽑았다.
가족의 아픔과 사랑을 다룬 작품이 많았는데, 이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갈등을 세밀하게 표현한 작품들이 돋보였으나 한편으로는 동화에서만 가능한 천진난만한 발상은 부족한 듯했다. 작품의 구성과 문장의 표현 등에 있어서는 수준 미달의 작품이 거의 없어 예비작가들의 역량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아쉽게 탈락한 분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당선자에게는 축하의 말을 전한다. 등단은 시작일 뿐, 끝까지 쓰는 사람이 진정한 작가이다.
심사위원 소중애·김문주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를 만나다
- [알림]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발표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쪽항아리- 김희숙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배웅- 류미연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버스정류장- 김경애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심사평] 속 깊은 내공과 유려한 필력 돋보여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엽록체에 대한 기억-이경주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소설’ 당선소감] 글 포기하는 걸 포기하렵니다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소감] 내 삶의 단 하나의 길, 시의 한가운데로 들어가겠다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심사평] ‘간다’의 중의성 활용·명사와 동사의 역설 탁월해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달의 뒤축-정두섭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소감] 앞으로도 우직하게 쓰기 위해 쓰겠다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소감] 하나쯤 있어도 괜찮은 다른 목소리의 작가 될 것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소감] 나도 열쇠가 생겼다… 더 많은 문 열겠다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심사평] 소재와 표현방식의 새로운 시도 참신
- [2022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 심사평] 울림 큰 문장들… 시적 틀 만들어가는 상상력 돋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