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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912) 배양사기(培養士氣) - 선비의 기운을 기르다

  • 기사입력 : 2022-01-04 07: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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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가장 우수한 우리의 정신문화는 선비정신일 것이다. 영국의 신사도정신, 미국의 개척정신, 일본의 무사도 정신 등보다 훨씬 수준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한국의 선비정신을 가장 깔보는 사람은 바로 한국의 지식인들이다. ‘한국 언론인의 사표(師表)’, ‘해직기자의 대부’등의 칭송으로 추앙받는 언론인 송건호(宋建鎬) 선생이 쓴 〈선비정신〉이란 글이 있다. 이 글을 보면,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선비정신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가를 알 수 있다. 그의 글 가운데서 몇 구절만 옮기겠다.

    “선비는 지난날의 이상적 인간상이지, 우리가 모범으로 삼을 만한 인간상이 못된다. 현대시민사회에서는 이런 인간상은 필요 없다. 선비는 지나치게 비민주적이고, 비세속적이고, 관념적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선비형 인간은 바람직한 사람이 못된다. 선비정신은 반민중적이 되기 쉽고, 현대의식이 결여돼 있고, 생활능력의 부정 등 선비는 긍정적 구실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요약하자면 ‘선비정신은 아무 취할 것이 없으니 오늘날은 필요 없다’는 극도로 부정하는 말이다.

    육군사관학교 교수부장, 서울산업대학교 총장을 지낸 이동희(李東熙) 박사는, 평생 선비정신을 가르치고 연구했다. 이 분이 선비정신에 깊이 빠져든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육사 교수로서 미국 하와이대학과 프린스턴대학에서 공부한 적이 있었다. 한국을 연구하는 미국대학 교수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에게 식민지교육을 시켜서 한국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선비정신이 있다. 어떤 정신보다도 대단한 정신이다. 한국 사람들이 이 선비정신의 가치를 알고 뭉치면, 겁나는 나라가 될 것이다. 그러니 한국 사람들이 선비정신을 알게 해서는 안 된다.” 이박사가 전하는 이 말을 필자가 직접 들었다. 그래서 그는 돌아와서는 전력을 다하여 선비정신을 연구하고, 홍보했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하지 못 해 크게 효과는 얻지 못했다.

    2001년에 도산서원선비수련원이 퇴계선생의 종손의 뜻으로 설립됐다. 이후 종사자들의 정성을 다한 노력의 결과 2022년 1월 5일께에 연수를 받은 인원이 100만명을 돌파한다. 100만명이라면, 5000만 인구 50명당 한 사람이 선비연수를 받은 셈이다. 앞으로 200만명, 1000만명에 이를 것이고, 이들이 앞으로 우리나라를 바로잡는 데 여러 방면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선비정신은 오늘날 필요 없는 것이 아니고, 가장 절실한 우리의 민족정신이다. 선비정신은 한문 공부하는 선비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학자, 공무원, 정치가, 군인, 기업인, 농민, 누구에게나 다 필요한 것이다. 선비정신은, 항상 경건한 자세로 자신을 수양해 사람다운 사람이 돼 남을 바른 길로 이끌어 간다. 국가민족을 생각하고, 예의를 지키고 법도를 따르고, 남을 배려해 후덕하게 대하고, 열심히 이치를 궁구해 배우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정신이다.

    이런 정신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있으며,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있겠는가?

    *培: 북돋울 배. * 養: 기를 양. *士: 선비 사. * 氣: 기운 기.

    동방한학연구원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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