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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령사회와 가족 돌봄- 이하진(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마산지사 대리)

  • 기사입력 : 2022-01-04 20:3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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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이맘때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수발하던 암 말기의 70대 어르신 말씀이 기억난다. 아내를 수발하느라 정작 본인의 몸과 마음을 돌보지 못했노라고. 그러고는 몇 개월 뒤 세상을 떠나셨다.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의 배우자, 자녀, 며느리는 아픈 가족들을 수발하느라 심신이 지칠 대로 지쳐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과거 대가족 사회에서는 여러 가족들이 수발을 분담했지만 현재는 혼자서 수발하며 더욱 힘들어지고 가족관계가 소원해지거나 극단적인 간병 살인 등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21년 상반기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에 의하면, 2021년 6월 말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872만1556명이며, 장기요양 전체 신청자 123만6882명 중 90만7307명(86.1%)이 장기요양등급을 인정받아 재가 및 시설급여를 받고 있다. 2020년 대비해 누적 인정자가 5.7% 증가된 상태이며 앞으로의 추세 또한 명약관화하다.

    이제 장기요양보험제도는 우리 일상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아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돌봄 가족들의 스트레스와 수발 부담으로 인한 우울감 증가로 새로운 정책이나 서비스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특히 치매 가족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에 현 정부에서도 치매 질환을 국가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는 복지정책을 내세우며 치매안심센터 설립,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지지원등급신설, 중증치매환자 의료비 부담비율을 최대 60%~10%까지 낮춘 상태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 급여를 이용하는 수급자의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상담 지원사업’을 제공하고 있다. 2018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8조 제2항 제7호 개정을 통해 수급자뿐 아니라 그 가족까지 상담의 대상자를 확대해 2016년부터 3년간 시범사업과 2019년부터 본사업을 추진 중이다.

    가족상담 지원사업은 정신건강전문요원(정신건강사회복지사, 정신건강간호사) 자격을 갖춘 공단 직원이 오랜 수발로 인해 힘들어하는 가족을 대상으로 개별상담, 집단활동, 자조모임을 통해 돌봄부담 완화와 더불어 사회안전망 구축 및 치매국가 책임제 실현에 기여하고 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2021년 8월까지의 사업 추진 결과 1610명을 대상으로 8623번의 상담을 진행했고 99%의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고령사회에서 살고 있는 지금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고 이제는 국가와 함께 헤쳐나가야 할 시기임이 분명하다. 그러기에 장기요양 수급자와 그 가족들에게 살아가는 데 있어 한 줄기의 빛이 돼 줄 수 있는 그러한 가족상담 지원사업이 되기를 희망한다.

    이하진(국민건강보험공단 창원마산지사 대리)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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