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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4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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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코로나와 로컬푸드- 이강서(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 기사입력 : 2022-01-09 20: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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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칠 전, 평소 자주 다니던 길을 운전하던 중에 길게 늘어선 차량 행렬을 보았다. 3차선 도로의 맨 끝차선을 점령하고 있던 차량들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글로벌 패스트푸드 전문점인 M햄버거 가게의 드라이빙 스루였다. 하나의 차선을 마치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광경에 연말연시 특별행사라도 개최된 줄 알았다. 며칠 뒤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정부의 변경된 방역조치로 코로나 백신접종 미완료자는 혼자 식당가기가 어려워 패스트푸드점의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하는 주문이 폭증하다보니 이런 광경이 흔해졌다는 것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이 변화됐고 지금도 여전히 어디쯤 표류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다. 수많은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우리의 식생활과 식문화의 변화일 것이다. 하지만 이쯤에서 한번 되짚고 가야할 부분 또한 식생활과 식문화의 변화이다. 방역조치와 불안감으로 인해 식당에 가기보다는 집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 밀키트와 배달음식이 성행한 지 오래고 배달 오토바이의 배기음은 일상적인 소음이 됐다. 1986년 M햄버거가 이탈리아 로마에 진출하자 M햄버거로 대표되는 패스트푸드를 반대하며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은 맛을 표준화하고 전통 음식을 소멸시키는 패스트푸드의 진출에 대항하여 식사와 미각의 즐거움, 전통음식 보존 등의 기치를 내걸고 시작됐다. 슬로푸드 운동의 3대 지침은 △소멸 위기에 처한 음식·식료 등 전통문화 보전 △우수한 품질의 재료를 공급하는 소규모 생산자 보호 △소비자와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올바른 식(食)교육으로 돼 있다. 결론적으로, 슬로푸드 운동은 지역농업 및 로컬푸드의 이용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농업이 없이는 올바른 먹거리가 없다고 보고, 지역 기후, 토양, 문화 등을 반영하는 지역농업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로컬푸드와 상반되는 개념인 글로벌푸드는 지구 반대편의 누가 먹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생산할 때부터 농약과 항생제를 더 사용하게 되고, 장거리 수송을 위해 농산물이 성숙하기 전에 미리 수확을 하며, 수송 중에 부패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방부제 등을 무분별하게 살포해 환경이나 영양, 무엇보다 식품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대신 로컬푸드는 지역문화와 생산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다양성을 가진 먹거리이다. 로컬푸드는 지역주민을 위해 생산된 먹거리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어디서 어떻게 재배되고 수확되는지 알고 있는 가운데 농산물의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에 생산자는 판매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영농을 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보다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요즘은 전국의 지역농협 하나로마트 매장에서 로컬푸드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우리의 식생활은 엄청나게 변화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는 앞서 언급한 패스트푸드를 주문하기 위한 긴 차량 광경처럼 식문화 자체의 변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좋은 식재료를 천천히 음미하면서 지인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절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오늘처럼 스산한 겨울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우리 지역에 사는 농부들이 직접 길러 재배한 호박잎을 부드럽게 쪄서 걸쭉한 된장찌개에 푹 담가 먹을 수 있는 따뜻한 저녁을 준비해 봐야겠다.

    이강서(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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