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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설탕- 김정민(경제부 차장)

  • 기사입력 : 2022-01-09 20: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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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얻은 원당을 가공해 만든 천연 감미료다. 자당을 주성분으로 하며 정제 과정에 따라 백설탕, 황설탕, 흑설탕으로 분류된다. 초기 인류에게 유일한 감미료는 꿀이었지만 서기 400년 이전에 인도에서 이미 사탕수수로부터 얻은 설탕을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설탕은 오랫동안 약재나 사치품으로 사용됐으며, 주재료인 사탕수수 재배는 뉴기니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설탕은 단순한 먹거리를 떠나 인류 역사에 영향을 끼친 상품이다. 귀족의 향신료로 쓰였던 설탕은 노예무역을 통해 영국과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제국주의 열강들에게 엄청난 부를 가져다줬고, 이들 나라는 이를 기반으로 산업혁명과 르네상스를 이뤄냈다. 사람의 목숨으로 만들어진 백색 가루인 셈이다. 이에 노예가 생산한 설탕을 거부하는 설탕거부운동이 일기도 했다. 이는 최초의 윤리적 소비운동이자 공정무역의 시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에 설탕이 들어온 것으로 짐작되지만, 문헌상 최초의 기록은 고려 명종 때 이인로의 ‘파한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승 혜소가 국왕에게 받은 백금으로 사탕, 즉 설탕 제품을 잔뜩 사서 늘어놓았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중국에서 후추와 함께 들어온 설탕은 약재나 상류층의 기호품으로 쓰이다 1950년대 중반 제당 공장이 세워지면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올해 초부터 브라질 가뭄에 따른 작황 부진과 해상 운반비 급등의 영향으로 설탕 가격이 뛰고 있다. 햄버거, 커피가격도 올랐지만, 설탕은 식재료 전반에 쓰이는 재료라 식품업계와 자영업자들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설탕을 주재료로 쓰는 과자와 빵, 음료 등 식음료가격 상승의 압박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번 주부터 기압골의 영향으로 영하권 추위가 이어진다. 이래저래 움츠려드는 시기다.

    김정민(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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