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기고] ESG 경영과 농업- 오성진(농협중앙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22-01-10 20:30:46
  •   

  • 90년대 대학원 시절, ESSD라는 단어가 널리 사용됐다. 1987년부터 사용된 ESSD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의 영어 약자로, 지구환경용량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속적 성장과 개발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2000년부터 2015년도까지 밀레니엄 개발목표(MDGs)를 거쳐,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채택했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뿌리를 둔 ESG는, 2004년 유엔 글로벌 콤팩트에서 그 개념이 처음 언급된 이래 2006년 UN 주도하에 유엔책임투자원칙이 결성돼 본격적으로 ESG 투자가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2015년 이후 활성화됐다.

    ESG는 환경·사회·기업 지배구조의 영어 약자로, 기업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과 투자자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금융기관이 ESG 평가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농업은 이미 ESG 경영을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8년 농촌경제연구원에서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의 가치 평가는 연간 약 27조8993억원으로 농업의 실물 부가가치 이상의 가치를 매년 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환경보전(홍수 조절, 지하수 함양, 기온 순화 등)의 경제적 가치만 18조6343억원에 달하고, 여기에 더해 농촌경관 2조452억원, 농촌 활력 제고 등 사회·문화적 기능이 4조1040억원, 식량안보기능이 3조1158억원 등의 공익적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결과만 봐도 농업이 적어도 ESG 경영의 E와 S 부문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ESG 경영의 G 부문이 취약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게 우리나라의 농업이다. 우리나라는 가족농 위주의 농업을 해왔고 현재도 가족농 중심으로 농가 경영구조가 이뤄져 있다. 그래서 혹자는 농업의 경쟁력을 위해서 기업농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우리 농업에 이제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큰 특징은 바로 초(超) 연결성이다. 초 연결성을 통해 농업은 더 새로운 길로, 더 다양한 농업으로 나아가는 단계이다. 앞으로 이루어질 농업은 ESG 경영을 바탕으로 국민에게 인정받고 또 우리나라 식량주권을 확보하며, 그리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후손에게 물려 줄 수 있는 농업이다.

    2022년은 임인년, 검은 호랑이의 해다. 검은 호랑이는 호랑이 중에서도 강력한 리더십, 독립성, 도전 정신, 강인함, 열정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농업도 검은 호랑이의 기운으로 미래의 새로운 농업으로 나아가길 기대하는 1월이다.

    오성진(농협중앙교육원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