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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선박 탄소중립 전쟁의 시작- 엄정필(경남테크노파크 조선해양센터장)

  • 기사입력 : 2022-01-16 2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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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국내 조선업계는 1744만CGT를 수주하며, 8년 만에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수년간 지속된 조선산업 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창원, 거제, 통영, 고성 등 조선산업 밀집 지역은 지역경제 회복을 넘어 재도약의 기회를 맞게 됐다.

    발주 선박의 수주 질도 크게 개선됐다. 국제해사기구(IMO) 선박 배출가스 규제, 주요 국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친환경 연료 사용량 증가, 글로벌 해운업 물동량 증가 등으로 고부가가치선, 친환경 선박을 중점 수주했다. 선종별로 수주점유율을 살펴보면 LNG운반선은 전세계 발주량의 89.3%, VLCC는 88%, 대형 컨테이너선은 47.6%를 수주했고, 최근 선가 상승을 감안하면 국내 조선업종 경영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도 수주 호황 지속은 의문이다. 세계 최대 조선·해운 통계 전문기관인 영국의 ‘클락슨 Forecast Club 자료’(2021년 9월)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발주는 작년 4696만CGT 대비 23.3% 감소한 3600만CGT로 예상됨에 따라 중국, 일본, 유럽 등과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

    또한 선박 발주 패러다임도 변화가 예상된다. IMO는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 통제를 위해 EEDI(선박 에너지 설계효율지수)를 발효했고, 이에 따라 새롭게 건조되는 선박은 202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30% 저감, 2050년까지 50% 저감이 돼야 운항 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친환경 선박으로 주목받고 있는 LNG연료추진선의 경우 온실가스 저감 효과는 23% 수준이기 때문에 당장 2025년부터 적용되는 선박 온실가스 배출 규정을 충족시키기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2022년 하반기부터는 선박의 에너지효율등급지수(EEXI ) 의무시행이 시작돼 운항 중인 선박에 친환경 기술을 적용한 개조 또는 아예 노후선 해체매각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따라서 국내 조선산업은 현재 상황에 안도할 것이 아니라 조선소·기자재 기업·해운사 연계·협력을 강화해 친환경 선박 분야 기술격차를 유지하고, 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수주경쟁력 제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이미 글로벌 조선·해운 업계는 무탄소 연료로 넘어가기 위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특히 암모니아에 대한 기술개발을 주목하고 있다. 일본, 싱가포르 등은 공동으로 국제해사기구 MSC 105차 회의(2021.7월)에 선박 암모니아 연료 추진시스템에 대한 의제를 발제해 암모니아 규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고, 국내 대형조선소와 글로벌 엔진제조사, 해외 선사 등은 2024년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 수주를 목표로 공동연구개발 프로젝트(JDP)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조선산업이 친환경선박,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석권하는 것은 결코 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2010년대 LNG연료추진선 기술개발 과정만 살펴보더라도, 국내 실증설비 부재, 관련 규제제약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등에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어렵게 국산화를 했고, 그 결과물을 활용해 오늘날 친환경 선박,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기술은 무탄소 선박이다. 미래에도 국내 조선산업이 순항할 수 있도록 무탄소 선박 관련 기술개발, 실증지원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

    엄정필(경남테크노파크 조선해양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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