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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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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오감(五感) 자극하는 ‘스노젤렌’을 이용한 사회·심리적 중재

박송경 (희연요양병원 작업치료계장)

  • 기사입력 : 2022-01-17 08: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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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송 경 희연요양병원 작업치료계장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일반 노인 질환자와 다르게 흔하게 생체리듬의 혼란, 신경생리의 감퇴가 발생하게 되고 이것으로부터 신체적, 언어적 공격행동의 행태적 특성을 보인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물건을 뒤짐·쌓아둠·숨김’, ‘망상’, ‘공격성’, ‘불안’, ‘과민·불안정’, ‘이상 운동 증상’, ‘야간행동’, ‘우울·낙담’, ‘불안’, ‘성적인 행동’ 등이 있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감각안정을 촉진시키고 부정적 결과를 완화시킬 수 있는 중재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치매는 비가역적 인지장애 및 행동장애를 주요 증상으로 하는 만성장애로 보호하는 인력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와 부담을 주어 증상완화는 물론 이들은 보호하는 인력들에 대한 부담을 관리해주어야 한다.

    필자의 병원에서는 치매환자를 치료하는데 빛과 영상, 냄새, 촉각 등을 활용하는 다감각 중재를 실천하고 있다. ‘스노즐렌(snoezelen, 네덜란드어)’이란 단어는 냄새를 맡는다는 뜻의 네덜란드어 ‘snuffelen(영어로는 sniff)’와 깜빡 잠이 든단 의미의 ‘doezelen(영어로는 doze)’의 합성이다. 다감각 환경이라고도 풀이되는 ‘스노즐렌’은 빛과 영상, 소리, 냄새, 촉감, 마사지 등 오감(五感)을 자극해 환자에게 평안함과 정서적인 안정을 주는 치료법이다.

    특히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불안·초조·배회·공격적 행동 등 증상을 감소시키는데 효과가 있다.

    이곳에서는 조명이나 물기둥 색을 바꾸면서 환자의 시각을, 아로마 향을 피워 후각을, 천연양모 재질의 양탄자로 촉각을 자극한다. 사람들이 흔히 지하철에서 느끼는 얕은 진동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는 점에 착안해, 물침대를 부드럽게 출렁거리게 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스노즐렌 치료의 대표적인 치료효과는 심리적 이완 및 안정, 스트레스 완화, 상호작용의 증진, 각성수준의 조절, 적응반응 촉진, 행동변화, 통증완화, 인지개선 등이 있다. 스노즐렌은 환자와 질적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고 이러한 특징이 바로 인지기능 저하가 심한 치매노인의 감각박탈을 보상해주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준다. 또 발병 후 말씀도 잘 못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던 환자가 스노즐렌 치료를 진행하고부터 이 같은 증상이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약물이나 병원치료와는 달리 거부감이 없고 즐거운 감각경험을 통해 치료 받다보니 환자들도 치료받은걸 좋아하고 증세도 많이 호전돼 보살피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스노즐렌 환경이 안정감을 가져다줌으로써 충동적이고 폭발적인 감정을 누그러뜨리는데 영향을 주었고, 대상자뿐만 아니라 돌보는 사람의 고통정도가 감소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박송경 (희연요양병원 작업치료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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