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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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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여중생 집단폭행’ 은폐하려 가해자들이 자해

경찰 수사 내용 본지 취재서 확인
피해 신고 못하도록 시나리오 짜
피 나는 사진 피해자 부모에 전송

  • 기사입력 : 2022-01-23 20: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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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김해의 여중생 집단폭행 사건과 관련 피의자들이 흉기로 자해해 피 흘리는 사진을 피해자 어머니에게 보내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세웠던 것으로 파악됐다.(21일 1·5면 ▲김해서 여중생에 오물 먹이고 17시간 폭행 )

    지난해 12월 25일 김해의 한 중학교 재학생 3명을 포함한 10~20대 9명이 여중생 1명을 집단폭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은 피해 학생에게 칼을 쥐어 주고 자신들이 정당방위를 하는 것처럼 영상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취재 결과, 경찰 수사 내용 중에는 피의자들이 최초 범행 이후 폭행 사실을 묻는 피해 학생 어머니에게 “우리를 칼로 찔렀다”며 2명 정도 자해를 해 피가 나는 사진 등을 전송하는 등 범죄를 은폐하려 했던 정황도 포함됐다.

    특히 이들은 “피해자가 신고하면 우리도 칼에 찔린 것처럼 신고해 치료비와 합의금을 받자”며 시나리오까지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 어머니가 진실 여부를 스스로 알아보는 과정에서 경찰 신고가 이틀 정도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칫 묻힐 뻔한 사건 전모가 밝혀질 수 있었던 것은 사건 초기 피해자의 진술과 경찰의 초동 조치가 비교적 잘 이뤄진 것이 주효했다.

    사건은 지난달 28일 신고가 된 뒤 혐의를 밝혀내 이달 7일 검찰에 송치하는 등 11일 만에 마무리됐다.

    김해중부경찰서./경남신문 DB/
    김해중부경찰서./경남신문 DB/

    김해중부서는 지난달 28일 새벽 2시에 피해자와 피해자 어머니의 최초 신고를 받은 뒤 당일부터 서장 보고와 도경 보고를 통해 수사 지시가 내려졌다.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등이 공조해 당일 관련자 조사, 추가 피의자 특정 등을 마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피의자들을 조기 검거해 휴대전화를 압수하면서 피해자가 촬영된 영상도 유포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은 접수, 처리, 피해자보호, 관리자의 수사지휘 등 매뉴얼이 잘 지켜진 것으로 최근 경찰의 부실한 초기 대응으로 질타 받았던 양산의 ‘다문화 가정 학생 집단폭행’ 사건과 대조된다. 지난해 7월 양산 여중생들이 다문화 가정 자녀 1명을 집단 폭행하는 등 사건은 진정서 접수 이후 한 달 여 만에 피해자 첫 대면조사를 하는 등 부실 대응 논란이 있었다.

    이상률 경남경찰청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 21일 김해중부서와 경남경찰청의 대응을 모범 사례로 뽑고 형사과 1명을 경사로 특진시키는 등 포상하고, 향후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경찰관들의 적극적인 대응을 독려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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