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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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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 코로나 검사’ 시민도 병원도 대혼란

[코로나19 진료체계 전환 첫날] 병원명단 늑장 공지, 홈피도 먹통
시민들 지정병원 찾는데 어려움
정부 지침 늦어져 동네병원도 혼선

  • 기사입력 : 2022-02-03 21: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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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전환됐지만 지정 의료기관의 준비 미흡으로 현장은 혼선을 빚었다. 이로 인해 기존 선별진료소로 시민들이 몰리면서 보건소 등이 업무 과중을 빚는 등 불편을 겪었다.

    ◇코로나19 지정 동네 병·의원 준비 미흡= 코로나19 진료체계 전환 첫날, 경남에서는 호흡기전담클리닉 34곳과 동네 병·의원 39곳이 코로나19 진단·치료에 참여했지만 당초 경남도에서 발표한 129개소의 57% 수준에 그쳤다.

    또 정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 참여 의료기관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오전 일찍 공지되지 않은데다 오류까지 발생하면서 한때 혼선을 빚었다. 이에 경남도 홈페이지에서 안내하는 링크도 먹통이 되는 등 시민들이 해당 병·의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진료를 시작한 도내 의료기관들은 준비 기간이 짧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창원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원장은 “아침에 부랴부랴 보험 코드가 나오고 수가 세팅을 하는 등 너무 준비가 안 돼 엉망진창이었다”며 “연휴 직후라 시민들이 몰리면서 오늘 100명 넘게 검사를 했는데, 시민들이 계속 몰리면 우리 인적 자원에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 병·의원은 지침이나 물품이 늦게 전달돼 제대로 진료를 보지 못했다.

    창원의 동네 병·의원 관계자는 “시민들이 문의를 한 뒤 방문해 한 10여명 정도 검사를 했다”고, 또 다른 의원 관계자는 “전화 문의는 많았지만 검사 키트가 오후 늦게 오면서 오늘 한 건도 검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검사 체계가 전면적으로 바뀐 3일 오전 창원 만남의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검사 체계가 전면적으로 바뀐 3일 오전 창원 만남의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확진자 급증… 보건소 업무 ‘비상’= 방역 체계 전환에 대한 의료기관들의 준비가 미흡한 데다 도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선별진료소 및 보건소에 업무가 집중돼 방역 업무도 마비 상태다.

    3일 경남도에 따르면 지난 2일 하루 창원 311명의 확진자를 포함해 도내 신규 확진자만 910명이 나왔다. 창원의 경우 확진자가 1월 초 50명 이하 수준에서 2월 초 300명대로 폭증하면서 보건소 방역 업무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자가진단검사 위주로 방역 체계가 전환됐지만 현장의 혼란은 여전했다. 60세 이상과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자 등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자가진단키트를 받아 관리자 감독하에 현장 검사를 진행한 뒤 양성이 나오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발열 등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는 이전처럼 선별진료소를 방문하지 않고 가까운 호흡기전담클리닉, 지정된 동네 병·의원을 내원해 코로나 검사와 진료를 받는다. 창원만남의광장 임시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많은 시민이 몰리면서 직원들이 점심시간대 일부 시민들을 돌려보내는 등 불만도 속출했다.

    창원시보건소에서는 일부 확진자에 대해 역학조사가 지연되거나 밀접접촉자들에 대해 자가격리 안내가 지연되거나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주부 이모(38)씨는 “검사 후 보건소에서 재택치료 하라는 문자만 한 통 오고 다음 날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며 “아이들과 같이 있어 너무 난감했지만 보건소는 연락조차 되지 않아 결국 아이들도 감염됐다”고 토로했다. 이씨뿐만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도 개별적으로 방역지침을 제대로 안내 받지 못해 혼란을 겪는 민원 사례가 공유되고 있다.

    한 시민은 “아이가 자가격리 대상이라는 창원시의 알림톡을 받고 회사 조퇴 후 연차까지 쓰고 와 격리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하루가 지나도 자가격리 통지서가 오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보건소와 연락이 닿아 확인했더니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창원시보건소 관계자는 “평소 확진자가 20~30명씩 발생했다면 최근 200~300명씩 발생하고 있다. 역학조사 등 연락 인원을 20명에서 40명 정도로 두 배 늘려 업무를 보고 있지만 그래도 부족하다”며 “선별진료소 검사 인원은 우리가 예측해 받을 수 있는 인원이 하루 500~1000명 정도였다면 지금은 2000~3000명가량 된다. 특히 아침 9시와 오후 1시에 많이 몰리고 있어 시간차를 두고 방문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 품절사태=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늘면서 약국에서는 품귀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일반 시민은 물론 기업체나 어린이집, 시설 등에서 자가진단키트를 구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창원시 상남동 일대 약국 5곳을 방문했지만 자가진단키트를 구할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한 약국 관계자는 “설 전부터 이미 동이 났다”며 “이날 하루에만 100여명의 시민이 직접 찾아오거나 전화로 재고 여부를 물어왔는데, 언제 들어올지 기약이 없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어태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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