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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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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주가 5000포인트 주주친화정책 필요하다- 이명용(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2-02-21 20: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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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하반기 이후 계속 주가가 내려 올해는 좀 나아지나 했더니 연초부터 폭락하면서 패닉 상태입니다.”

    올들어 주식투자자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부분의 종목이 최소 30%이상 폭락했기 때문이다. 작년 하반기까지 포함하면 50% 이상 하락한 것도 적지 않다. 부동산 폭등으로 내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진 젊은층에서 주식투자로 수익을 내려다 오히려 쪽박 위기에 몰리고 있다. 올 1월 2900포인트선에서 시작한 코스피는 3000선에 올라서지 못하고 곤두박질치면서 1월 말에 장중 최저치인 2591로 2600선 아래로 후퇴하기도 했다. 2월들어서도 2800선까지 올라가지 못하고 2600선까지 내려가는 등 심한 등락을 거듭하며 2700선대에 머물러 있다. 코스닥 지수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코스피가 최고 3316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까마득하게 보인다. 올들어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미국이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인상과 양적긴축 조기시사,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부적 요인을 우선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국내 상장사들의 물적분할, 내부자 거래, 직원들의 횡령사태 등 내부적인 문제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과거에는 북한 리스크가 국내 주식시장 디스카운트(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면 올 들어선 주주들을 배려하는 기업들의 투명하고 건전한 의사결정구조, 즉 거버넌스가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올들어 오스템임플란트와 계양전기의 횡령사건, 신라젠의 상장폐지, 물적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에코프로비엠의 내부자 거래 의혹 등의 사건들이 잇따랐다. 이로 인해 많은 관련 종목 주식투자자들의 피해는 물론이고 주식시장의 불신을 가져와 전체적으로 주식시장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달 3일 지금관리 직원을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하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횡령액만 무려 2215억원에 달한다. 안전한 종목으로 평가를 받았지만 상정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어 투자자들의 원망을 사고 있다. 에코프로비엠도 내부자 거래 등으로 주가가 30% 이상 폭락했다. 최근 가장 논란이 된 것은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다. LG화학은 2020년 2차전지 사업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3배 가까이 상승하며 100만원을 넘어섰다가 그해말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이 결정된 후 상승분을 대폭 반납하고 고점 대비 30%가량 빠진 상태다. 물적분할로 LG화학 개인주주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식을 받지 못한 채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가치 하락만을 떠안은 셈이 됐다. 지난해 물적분할로 자회사를 상장시킨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 한국조선해양, 카카오 등도 마찬가지다.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배려없는 대기업의 물적분할은 이제 허용되면 안된다.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 2020년 동학개미들이 적극 들어오며 극적 변화를 맞았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건전한 투자처로 자리잡기 위해선 기업들의 개인투자자를 배려하는 경영마인드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상장기업들의 주주중심경영이 본격화되면 국내 주식시장도 5000포인트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명용(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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