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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정의·저항의 마산정신을 나라의 시대정신으로- 김정부(전 국회의원)

  • 기사입력 : 2022-02-23 20:2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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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운 겨울이 가면 곧 봄이 오려니….

    코로나로 겨우내 지친 몸이지만 우수를 지나 경칩이 곧 다가오니 크게 기지개 켜고 희망의 3월을 맞이하자.

    마산의 역사를 보면 삼국시대 초기에는 포상 팔국중 골포국이었으며 고려 충렬왕 6년에 일본 정벌을 위해 고려와 몽골 연합군의 정동행성이 설치됐다. 그뒤 1899년 구한말 나라가 어지러워지면서 마산포가 개항되고 서구 열강들의 각축장이 됐다.

    일본은 불법적으로 토지를 매수하고 모든 경제적 이권 침탈에 열을 올렸다. 1910년 우리나라를 강점하고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서 식민지 지배 정책을 펼쳐 노골적으로 수탈을 일삼았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불만이 팽배하고 항일 의식이 고조됐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마산府(부)에서도 1919년 3월 1일 전국적인 독립 운동에 동참해 여러 곳에서 독립 만세 시위가 있었다.

    민족대표 이갑성이 2월 23일 몰래 마산을 다녀가면서 연결돼 독립선언서를 전달 받고 3월 3일 두척산(무학산) 자락에서 김용환이 군중들에게 “우리 조선은 당연히 독립해야 한다. 독립하려면 모두 과감하게 일어서야 한다”고 외치며 독립선언서를 뿌렸다. 창신학교, 의신여학교 학생들도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군중에게 나눠주면서 “대한독립만세”를 소리 높이 외쳤다.

    4월 3일에는 마산 삼진주민 수천명이 일제에 맨몸으로 항거해 8의사가 순국했으며 4월 22일 마산공립보통학교에서 또다시 3·1독립만세 시위가 일어났다.

    일제가 패망하면 좋은 세상 오려니 했는데 부패 무능한 정권이 1960년 3월 15일 관권 부정선거를 하자 마산시민들이 분연히 일어나 시위를 했다. 바로 3·15의거이다. 3·15의거 이후 전국적으로 시위가 확산돼 4월 19일을 거치면서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게 된다.

    마산인이 나서면 정권도 바꿀 수 있다는 지역민의 자부심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1979년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부마항쟁은 부산에서 발발해 마산에서 완성한 민주 항쟁이다. 결국에서 10·26으로 이어져 정권의 종말을 고했다. 그 뿐인가. 1987년 6월 민주화 열기로 가득찼던 마산 창동거리에는 기념표지석이 자리하고 있다.

    마산은 예사롭게 볼 수 있는 도시가 아니다. 특히 근대 역사에 있어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던 의미있는 곳이다.

    그런데 오늘의 대한민국 실상은 어떠한가?

    경제 발전으로 세계 경제대국 10위권에 진입했다고는 하나 물질적 풍요는 오히려 정신적 빈곤의 심화와 확대를 수반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은 자기 비하와 고독 속에 정신적 공황으로 들어가 자살률, 이혼율이 세계적 수준으로 나타남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사회지도층의 정신적 파산과 도덕적 권위의 실종으로 지도층이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어른이 실종되고 소위 맹자가 이야기한 自暴自棄者(자폭자기자)의 세상이 돼버린 것이다.

    이때 나라의 어른 역할을 할 곳이 어디냐? 저항 정신과 정의를 표방하는 마산정신이야말로 시대정신과 결부돼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야 할 것이다.

    얼마 후면 우리나라 명운을 가를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국가 장래를 위해 위대한 마산정신으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김정부(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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