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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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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확진자 투표관리, 너무 허술한 것 아닌가

  • 기사입력 : 2022-03-06 20:4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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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일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진행된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해 대선 막판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확진자와 격리자의 사전투표 과정에서 이미 특정 후보에 기표된 용지가 배부되기도 하고, 유권자가 직접 투표함에 기표 용지를 넣지 못하게 하는 등 투표 관리 상의 문제점이 전국 곳곳에서 노출됐기 때문이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초박빙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발생한 이 같은 선관위의 투표 부실 관리는 선거 승패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선 이후 불공정 시비나 결과 승복 여부와도 연결될 수 있어 후폭풍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고, 국회가 지난달 확진자와 격리자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투표의 공정성을 의심할 수 있는 소지를 제공한 선관위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4·15 총선 후 일부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소송을 통해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바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관위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선관위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는 모양새다. ‘법과 규정에 따랐다’고 하지만 후보란 날인이 보이는 기표용지를 선거 사무원 손에 든 비닐봉투나 바구니에 담도록 한 것은 ‘직접 투표와 비밀 투표’라는 선거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것이다.

    이번 확진·격리자 사전투표 관리 부실은 선거의 신뢰도를 추락시킬 수 있는 일이다.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는 대통령 선거가 이런 식으로 진행된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는 9일 본투표에서도 유사한 혼란이 반복되면 ‘부정선거 논란’으로 이어져 그 파급력은 예상할 수도 없을 것이다. 선거관리 당국의 철저한 진상 규명노력과 함께 완전한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코로나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는 사전투표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면밀하게 검토해 본투표일에는 국민이 안심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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