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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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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원특례시민 파크골퍼의 현실- 윤봉현(전 마산시의회의장)

  • 기사입력 : 2022-03-16 20: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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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을 흔히들 경제적 동물이자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살아가기 위해서 경제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자리가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고 도시가 발전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경제발전과 함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삶의 질을 생각하게 되고 농촌이나 도시를 가리지 않고 그러한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곳을 찾아서 사람들은 살아가려 한다. 지방자치제의 정착과 발전은 행정편의주의가 아닌 주민편의 위주의 행정으로 변모시켜왔고 살기 좋은 도시와 농촌으로 변화시키려는 것은 선출직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들의 주요한 공약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주요한 문제 중의 하나는 산업화시대 주역들의 은퇴와 고령화시대에 대한 대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사회 환경과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은 크게 늘어났고 사람들은 더 오래 일하고 싶어 한다. 최근의 가장 괄목할 만한 변화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러한 수요와 정책에 관심을 갖고 국공유지나 하천 강변부지 등에 파크골프장을 조성한 것이다. 파크골프는 남녀노소 구분없이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이면서 자연녹지나 하천 해안 강변 등 국공유지에 지방자치단체가 주민들에 대한 복지정책으로 조성한 것이기에 거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파크골프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러한 매력 때문인지 창원시의 경우에도 4년여 만에 동호인의 숫자가 약 10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시에서도 파크골프장 증설에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

    파크골프가 갖는 또 하나의 장점은 특별히 약속을 하지 않아도 내가 시간될 때 동네 뒷산 오르듯이 가면 누구 와도 어울려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창원시의 현실은 이런 장점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다. 클럽별로 요일을 정해서 운동을 해야 하고 사람들이 너무 많아 대기하는 시간이 짜증나게 길다. 이러하다 보니 시민들은 사용료를 주고라도 여유가 있는 인근 시군의 파크골프장을 찾는다. 그러나 이 마저도 여의치 못하다. 밀려오는 외지인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이용에 지장을 받게 되니까 외지인은 하루에 20~50명 제한을 하면서 사전 예약을 받는다. 이를 뭐라고도 할 수 없는 것은 얼마 전까지 제한이 없었던 인근 군의 어느 파크골프장에 갔더니 약 90% 가까이가 창원시민처럼 보였다. 파크골프장을 꼭 일정 규모 이상의 정규 구장으로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9홀이든 18홀이든 시민들이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면 더욱 좋다고 생각한다. 운전면허증도 반환하는 나이에 승용차를 30~40분 이상 운전하며 가는 것은 또 다른 위험성을 가진다. 이곳 저곳 눈치 보며 다녀야 하는 창원특례시민 파크골퍼들의 이러한 애환을 시장과 의회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윤봉현(전 마산시의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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