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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향사랑기부제로 고향에 봄을- 김주양(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4-07 20:4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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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고향의 봄’은 일제 강점기라는 우리 민족의 서러운 시기에, 현재의 창원 지역에 살고 있던 이원수 시인의 시에 작곡가 홍난파가 곡을 붙인 동요다.

    서정적인 가사와 중독성이 강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어 초등학교 때 배운 노래인데도 성인이 돼서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곡이다. 현재는 ‘나의 살던 고향’이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많은 개발이 이뤄져 ‘울긋불긋 꽃 대궐’인 곳이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어찌 됐든 농촌지역으로 갈수록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 경관과 사계절의 풍경이 펼쳐져 있는 곳이 아직까지 많이 남아있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그 속에서 뛰어놀 아이들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이다. 우리의 고향인 농촌지역은 수도권으로의 지속적인 인구 유출과 고령화의 문제로 활력을 잃어버린 지 오래됐다. 젊은 층은 계속해서 도시로 떠나고, 한때 아이들의 소리로 요란했던 학교는 하나둘 폐교되고, 이제는 빈집이 늘어나는 문제까지 생기는 등 고향의 소멸을 걱정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농협을 비롯한 농업계의 지속적인 건의 끝에 2021년 고향사랑기부금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2023년 1월 시행을 앞 두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이외의 지자체(고향 등)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주민 복리증진 등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는 세제 혜택과 기부액의 일정액을 답례품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제도이다. 물론 이 제도가 농촌과 지방의 소멸 문제를 단박에 해결해 줄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다만 지속적으로 쇠퇴해가는 농촌과 지방의 문제를 바꿔 볼 전기는 마련된 것이다. 이제는 많은 국민이 이 제도에 관심을 갖고 내년부터 고향을 비롯한 소멸해가는 지역에 많은 기부금이 모금되도록 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가 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100명 중 94명이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해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금 더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 농촌과 지방이 당면하고 있는 여러 문제와 그 해결의 실마리가 될 고향사랑기부제에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곳곳에 꽃이 만발한 좋은 계절인 봄이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많은 관심과 응원이 고향으로 농촌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재정 환경이 나아지고 경제가 활성화돼 농촌이 더 이상 젊은 층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도시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곳이 되길 기대한다.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내 고향에 봄을 선사하는데 다 같이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김주양(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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