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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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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 칼럼] 창원이 ‘공중 풍력발전’ 상용화 선도하자- 이주훈(전기연구원 분산전력시스템연구센터 책임연구원)

  • 기사입력 : 2022-04-10 20: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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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엔 많은 기념일이 있지만,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기억해야 할 또 다른 기념일이 있다. 바로 4월 10일 ‘전기의 날’이다. 이날은 1900년 4월 10일 민간 최초로 종로 네거리에 3개의 가로등이 점등돼 전차 정거장과 매표소를 밝혔다는 기록에 따라 1966년 지정돼 매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전기는 그동안 인류 삶의 발전에 가장 큰 역할을 해왔고,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전기기술에 더욱 의존하는 일명 ‘전기화 세상’이 펼쳐졌다. 문제는 이런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석연료가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난화 해결을 위해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이 역시 간헐성으로 인한 전력공급 안정성의 한계, 소음·환경훼손 등 문제가 발생해 돌파구가 필요하다. 필자는 이러한 해법의 하나로 새로운 방식의 재생발전인 ‘공중 풍력발전’을 소개한다.

    공중 풍력발전은 높은 하늘에 연 등을 띄우고, 바람 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연이 공중에서 줄을 당기고, 이에 줄이 감긴 지상의 드럼이 회전하면서 발전기를 구동한다. 연의 고도가 높아질수록 풍속이 강해지고, 바람이 갖는 에너지는 풍속의 세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더 큰 에너지를 얻는다. 또한, 가만히 있는 것보다 공중에서 윙(wing)이 바람을 맞으며 비행을 할 때 수십배 더 큰 에너지를 획득한다. 이렇게 공중 풍력발전은 풍속이 강한 고도의 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그동안 바람이 약해 타워형 풍력터빈의 상업성이 확보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또한 바람의 속도에 따라 연의 높이를 원하는 만큼 조절함으로써 발전량을 적절히 제어할 수 있으니 수급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무엇보다 무게 중심이 상부에 위치하는 풍력터빈과 달리, 공중 풍력발전은 지상에 무게 중심이 하부에 있기 때문에 각종 구성품 설치비를 1/10 수준으로 대폭 줄일 수 있다. 동일 면적에서 공중 풍력발전의 연간 발전량은 타워형 풍력터빈 대비 6배 이상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절반 이하이며, 환경훼손·소음·진동 등 발전소 설치에 따른 주민 수용성 확보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엄청난 잠재력과 장점을 지닌 공중 풍력발전을 상용화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랜 기간 연구개발을 수행해 왔고, 국내서는 한국전기연구원이 창원시·한국전력과 함께 기술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최초 시도인 만큼 개발시험을 위한 부지 확보는 매우 중요했다. 바람 조건이 좋고, 넓은 평지가 필요했으며, 시험 과정에서 안전이 확보되는 공간이 필요했는데, 창원시가 ‘마산해양신도시’ 부지를 무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했다. 한전은 도전적인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비를 지원했다. 이를 발판으로 연구원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되는 공중 풍력발전 분야에서 독자적인 원천 시스템 기술, 설계 특허 및 제작기술, 제어 및 운용기술 등을 다수 확보할 수 있었고, 선진국에 근접한 기술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물론 실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공중 풍력발전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충분한 인력과 자금, 개발시험 및 인증을 위한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공중 풍력발전이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 실현에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 확신하며, 그 전진기지가 바로 창원시가 될 것이다.

    이주훈(전기연구원 분산전력시스템연구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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